[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강다니엘이 트와이스 지효와의 열애 인정 후 첫 심경고백을 했다.
그는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구구절절한 심경글을 남겼지만, 여전히 팬들은 뾰로통하다.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이후 2년 여간. 심지어 강다니엘이 전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이하 LM)와의 전속계약 분쟁을 겪을 때도 유난히 강한 사랑을 보여줬던 강다니엘의 팬덤이 화가 난 이유는 뭘까.
강다니엘은 5일 지효와의 열애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지효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강다니엘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는 "두 사람이 호감을 갖고 만나는 사이"라고 밝혔다.
강다니엘과 지효는 올초 아이돌 선배의 소개로 만나 연인관계로 발전했으며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UN빌리지 내 강다니엘 자택에서 주로 데이트를 즐겼다. 이들의 관계는 트와이스 멤버들을 비롯한 최측근들은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후 강다니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하고 많이 놀랐을 여러분에게 정말 미안하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을테데 너무 늦게 찾아온 건 아닌가 더 걱정된다. 미리 말할 수 없었던 것도 여러분과 저의 이야기로만 가득해도 넘쳐날 이 공간에 이런 이야기를 남기는 것도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게 되기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가끔 정말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런 나를 붙잡아줬던 건 팬분들이다. 이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었다. 카페나 지하철역을 찾아가 여러분의 사랑을 눈으로 담을 때나 이번 앨범을 준비하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놀라운 기록들을 현실로 만들어주실 때마다 여러분에게 헤아릴 수 없이 큰 위안과 희망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강다니엘은 "여러분의 마음을 보듬어 드리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내 몫이자 내가 해드리고 싶은 거다. 그 몫을 해내기 위해 언제나 가장 중요하게 여겨 왔던 것처럼 좋은 모습 보여 드리는 강다니엘이 되겠다. 팬분들께 충분히 많이 받았고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다. 앞으로 그것보다 더 많이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강다니엘이 되겠다"고 마무리했다.
그러나 팬들은 여전히 차가운 반응이다. 팬들은 강다니엘의 자기관리 및 직업정신 부족, 팬덤에 대한 예의와 초심을 상실한 점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럴만도 한 게 강다니엘은 오로지 '팬덤의 힘'으로 일어난 케이스다. 데뷔부터 그랬다.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을 받는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1위를 차지하며 워너원 센터로 데뷔했다. 워너원 센터라는 이름값으로 강다니엘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고, 팬들은 기꺼이 그의 성장 자양분을 자처했다. 워너원 활동이 끝난 뒤 강다니엘은 독자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말이 좋아 '홀로서기'지 소속사 LM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내용증명 등을 보내고 법적분쟁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강다니엘이 UN빌리지 집과 고급 외제 승용차를 비롯해 소속사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팬들은 한결같이 강다니엘의 곁을 지켰다. 오히려 강다니엘에게 불리한 기사를 보이콧하고 단체로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 강한 결속력을 보여줬다.
그런 팬들의 힘에 강다니엘은 LM과의 전속계약 분쟁 속에서도 무사히 1인 기획사인 커넥트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그리고 7월 25일 솔로 앨범 '컬러 온 미(color on me)'를 발표했다. 이때도 팬들은 한 마음으로 강다니엘을 응원했다. 초동 판매량이 46만장을 기록하며 솔로 아티스트 중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것만 봐도 팬들이 얼마나 강다니엘을 위해 이를 갈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강다니엘은 데뷔 2주 만에 열애 소식을 알렸다. 이는 판타지를 파는 아이돌로서 최소한의 직업정신도 없는 행동이라는 게 팬들의 지적이다. 데뷔 후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고, 솔로 아티스트로서 역량을 인정받은 뒤 열애 소식을 알렸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제 막 시작한 신인이 음악성을 보여주기도 전에 열애 소식부터 전하는 건 비상식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팬들은 '투잡 뛰며 아들 학원 보내놨더니 학원 대신 PC방 가 있는 아들을 발견한 기분'이라는 등의 댓글로 처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또 팬들을 단 1%라도 생각했다면 쇼케이스가 끝난 직후 팬들이 스트리밍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데이트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거나, 최소한 들키지는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는다. 시간을 쪼개 데이트 할 시간에 팬덤 이름 하나 지어주지 못했냐는 의견도 나온다. 즉 팬들의 사랑을 우롱했다는 얘기다.
강다니엘의 '홀로서기'는 다른 아이돌의 그것과 성질이 다르다. 기획사 파워나 본인의 역량보다는 팬덤의 힘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강다니엘에게 있어 팬덤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다. 하지만 데뷔 2주 만에 열애소식으로 팬들의 사랑을 되갚은 강다니엘이다. 이에 팬들은 무한 실망했다. 팬덤이 흔들릴 위기 속에서 강다니엘이 팬과 사랑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