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가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로부터 송은범을 영입한 건 불펜진 보강이 시급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점과 가을야구에서 불펜야구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일리 있는 트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송은범을 영입과 동시에 필승조에 포함시켜 불펜 운영을 하고 있다.
헌데 아직까지 그 효과는 나오지 않고 않다. 불안감이 엿보인다는 이야기다. 송은범은 LG 이적 후 3경기에 등판해 2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고 2실점했다. 첫 등판이던 7월 3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는 0-0이던 7회초 선발 류제국에 이어 등판해 선두 박동원에게 좌전안타, 임병욱에게 3루쪽으로 번트 안타를 내준 뒤 물러났다. 뒤에 나온 진해수 등 투수들이 적시타를 얻어맞아 송은범이 내보낸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에서 송은범은 패전을 안게 됐다.
이어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13-10으로 앞선 8회초 1사후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다린 러프와 맥 윌리엄슨에게 각각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드러냈고, 4일 삼성전에서도 1-2로 뒤진 8회 2사후 등판해 1⅓이닝 동안 점수는 주지 않았으나 2안타를 내준 것이 옥에 티였다.
지금과 같은 등판 패턴을 보면 송은범의 역할은 박빙의 상황에서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셋업맨이다. 셋업맨은 이틀 또는 3일 연속 나서는 연투가 가능해야 하고 두둑한 배짱과 안정된 제구력이 필수다. 이 부분에서 송은범은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송은범은 신인 시절부터 강한 마인드의 소유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투 능력 역시 긍정적이다. LG 선수단에 합류한 지난 30일 송은범은 "투수에게는 경기 감각이 중요한데 연투는 자신있다. LG 투수들이 워낙 잘하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연투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다.
일단 몸 상태나 주무기인 투심 등 구위는 LG가 밖에서 봤던 것과 차이가 없다. 다만 제구력과 완급조절은 보강해야 할 부분으로 보고 있다. 송은범은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다. 올시즌 9이닝 볼넷 비율이 3.16개로 리그 평균(3.46)개를 밑돌고, 최근 5경기 및 4⅓이닝 연속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 즉 제구력은 성급한 승부에 따른 실투를 말함이다. 높거나 가운데 몰리는 공이 잦다. 완급조절이 필요한 부분이다.
LG는 송은범 진해수 문광은 고우석이 현재의 필승조다. 어깨 염증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간 정우영은 이번 주 캐치볼을 시작해 본격적인 복귀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류중일 감독은 정우영의 컴백 시점을 2주 후 늦어도 8월 말로 보고 있다. 송은범은 정우영의 대체 카드로 필승조에 포함돼 있지만, 그가 돌아오더라도 위치가 바뀔 일은 없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다. 그러나 첫 3경기에서 나타난 불안 요소를 떨치지 못한다면 LG 불펜 운영은 이래저래 힘들어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