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 집결했다.
이날은 시즌 내내 쉴틈없이 현장을 돌고 도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날,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해외 아마-프로 트라이아웃이 펼쳐지는 날이었다. 오전 일찍부터 수원을 찾은 각 팀 스카우트들은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타격, 수비, 투구 등 일거수 일투족을 쫓았다. 홈플레이 주변은 스피드건이 일찌감치 빼곡히 채워졌다. 오전부터 일찌감치 폭염 경보가 내려진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각 팀 스카우트들은 매의 눈으로 흙속의 진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펼쳐진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는 총 8명. 메이저리그팀과 계약했던 유망주부터 오직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달려온 비(非) 엘리트 출신까지 다양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엔 모두 '야구가 하고 싶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장 주목 받은 선수는 메이저리그 출신 유턴파 내야수 손호영(25). 홍익대 1학년이던 2014년 중퇴 후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던 손호영은 2017년 방출된 후, 귀국해 군 복무를 마친 뒤 독립리그 소속인 연천 미라클에서 뛰었다. 손호영의 활약을 지켜본 한 팀 스카우트는 "충훈고 시절부터 지켜봐온 선수인데, 잘만 다듬으면 내야 한 자리를 맡길 경쟁력은 엿보인다"는 평가를 내렸다. 손호영은 실전 평가 뒤 이어진 스카우트 전체 질의응답 시간에도 수술 이력 등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다. 손호영은 "야구를 포기했다는 이력이 꼬리표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호영과 함께 메이저리그(휴스턴 애스트로스) 출신으로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 문찬종(28)은 "친구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 '잘하고 오라'고 하더라"며 "미국에선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학주(삼성 라이온즈), 하재훈(SK 와이번스) 선배처럼 KBO리그에선 꼭 기회를 얻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지난해보다는 질적-양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지난해 이학주, 하재훈, 이대은(KT 위즈) 등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보니 전체적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팀의 스카우트는 "손호영, 문찬종 정도가 눈에 띄는데, 이들 역시 상위 지명 대상이 될 만한 실력이 있다고 보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량만 놓고 따져봤을 때 즉시 전력감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기본기가 괜찮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몇몇 보인다"고 말한 스카우트도 있다.
이날 트라이아웃 뒤 대부분의 선수들이 "내 기량을 완전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의 열정 만큼은 폭염보다 더 뜨거웠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