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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봉오동 전투' 감독 "반일 시국 전혀 예상 못해…진정성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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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원신연 감독이 영화 '봉오동 전투'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 빅스톤픽쳐스·더블유픽처스 제작). 메가폰을 잡은 원신연 감독이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드라마와 스릴을 촘촘히 엮어 한국형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세븐 데이즈'(2007), 사실적이고 실감나는 액션의 재미를 살린 '용의자'(2013), 베스트셀러만이 가진 매력을 살리면서도 영화만의 개성을 잃지 않은 수작 스릴러 '살인자의 기억법'(2016)까지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장르물을 선보여온 원신연 감독. 그가 이번에는 군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쟁취한 최호의 승리인 봉오동 전투를 스크린에 옮겼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했던 수많은 시대물의 수탈의 역사, 패배의 역사를 조명했던 것과 달리 '봉오동 전투'는 고통스러웠던 일제 치하에도 우리가 분명히 거뒀던 빛나는 승리, 바로 그 승리의 역사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두며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1920년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 연합 부대가 중국 지린성의 봉오동 계곡에서 일본군과 싸워 큰 승리를 거둔 실제 전투인 봉오동 전투를 소재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홍범도 장군이 아닌, 역사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이름 모를 독립군들에 주목하며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이날 원신연 감독은 "전투를 앞둔 독립군 같은 마음이다. 떨리고 긴장되고 무섭다. 상대적으로 의지가 불타오르기도 한다. 영화에서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군들을 몰아가는데 딱 그때의 심정 같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앞서 '전투'라는 이름으로 제작이 진행됐다가 최종 제목은 '봉오동 전투'로 결정된 것에 대해 원 감독은 "보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모든 감독이 가진 생각일 거다. 그런 의미에서 '전투'가 가진 어감이 뭔가 싸움 중심의 영화로 비춰지는 것 같더라. 그래서 '봉오동'이라는 지역적 특색이 들어감으로써 전투가 아닌 지역과 시대가 묻어있길 바랐다. 블라인드 시사를 통해서 설문을 했을 때도 '봉오동 전투'가 영화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제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일 감정이 격해지고 있는 시국과 더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봉오동 전투'. 이에 대해 묻자 원신연 감독은 "사실 의도했던 게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이야기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입을 뗐다. 이어 "기획 기간이 길었고 촬영도 작년에 시작해서 올해 끝나서 선보이는 거라서, 지금의 현실이 이렇게 될지는 전혀 몰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만들고 기획할 때는 지금 만들어지는 게 너무 늦었고 진즉에 만났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며 "'봉오동 전투'가 개봉한 이후에 국민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았다. 다만 이들이 왜 이렇게 싸웠냐라는 진정성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봉오동 전투'는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등이 출연한다. '살인자의 기억법' '용의자' '세븐 데이즈'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