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KBS가 월화드라마 방송 잠정 중단을 검토 중이다. 이미 MBC, SBS에서 월화극을 중단하고 편성의 새로운 변화를 꾀한 가운데, KBS 역시 이 기류를 따라갈 지 주목된다.
2일 한 매체는 한 방송 관계자의 말을 빌려 KBS가 오는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월화극 방송을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방송가 드라마 경쟁 속 내부적 재정비를 위한 것. KBS는 오는 9월 방송해 11월 종영 예정인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편성 작품을 확정하지 않았다. KBS는 내년 3월 방송 재개를 목표로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은 "현재 월화드라마 방송을 잠정 중단하는 사안을 검토 중"이라며 "폐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KBS는 최근 광고수입의 급락으로 올해 말 사업손실을 1019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에 최근 사내 토털 리뷰 비상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타개책을 위한 'KBS 비상경영계획 2019'를 마련했다. KBS는 내년까지 프로그램 수를 현행 대비 90% 수준으로 축소하고, 미니시리즈도 기존 70분에서 50분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KBS 이전에 MBC, SBS도 월화드라마를 잠정 폐지했다. tvN, OCN, JTBC 등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드라마들이 다양한 장르와 화려한 연출, 캐스팅으로 인정 받으며 지상파의 자리를 위협해왔기 때문. 이에 MBC는 '봄밤'부터 드라마 편성 시간대를 기존 10시에서 9시로 한 시간 앞당겼고, 오는 5일 첫 방송되는 MBC '웰컴2라이프' 이후 편성을 잡지 않은 상태다.
SBS는 지난 6월 종영한 '초면에 사랑합니다' 종영 후 월화극 편성을 중단했다. SBS는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리틀포레스트'를 통해 '월화 예능'에 도전한다. SBS는 편성 이유에 대해 "장르 차별화 편성 전략으로 예능 프로그램 편성을 시도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지상파에서 편성의 변화를 시도하며 '지상파 위기론'에 맞서고 있는 와중, KBS까지도 월화극을 잠정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KBS마저 월화극을 중단하면 이제 지상파에서 월화극을 보긴 힘들어진다. SBS·MBC·KBS의 다양한 시도가 오랫동안 거론된 '지상파 위기론'을 타파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