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키움 히어로즈 제리 샌즈는 KBO리그에서 가장 적은 연봉을 받는 외국인 선수다.
시즌 도중 교체돼서 들어온 선수들을 제외하고, 올 시즌 개막전 계약을 마친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연봉이 가장 적다. 팀 동료인 에릭 요키시와 함께 옵션 포함 50만달러(약 6억원)에 계약을 했다.
타팀 선수들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현재 KBO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외국인 선수는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옵션 포함 192만달러)이다. 외국인 타자 중에는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가 170만달러(약 20억원),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가 160만달러(약 19억원),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은 130만달러(약 15억5000만원)를 받고 있다. 대부분 약간의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긴 하지만, 샌즈는 옵션을 제외하면 보장 연봉이 40만달러(약 4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마이클 초이스가 웨이버 공시 되면서 키움과 인연을 맺은 샌즈는 25경기에서 타율 3할1푼4리-12홈런-37타점을 기록했다. 거의 2경기당 1개꼴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장타력을 과시했다. 다만 당시에는 세밀함과 영양가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리고 키움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때 돈 많이 주고 거물급을 데려오는 것보다, 육성형 선수를 선호하는 키움은 샌즈와 리그 전체 흐름보다 낮은 액수에 사인을 마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샌즈는 현재 리그 톱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100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 2푼-21홈런-88타점. 공인구 영향으로 리그 전체가 장타율이 감소했지만, 샌즈는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20홈런을 넘기면서 팀내 홈런 1위, 리그 3위로 올라섰고 무엇보다 타점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만큼 키움의 중심 타자로서 '해결사'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른 팀들도 샌즈의 활약에 감탄하고 있다. 샌즈는 미국에서 뛸때 마이너리그에서는 화려해도, 빅리그에서 유독 기회를 못받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다른 구단들은 샌즈를 눈여겨 보지 않고 있었다. 지난해 대체 선수로 키움에 합류했을 당시만 해도 그다지 장점이 두드러지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요할 때 한방씩 터트리는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고, 한국 적응을 마친 올해 제대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중이다. '몸값'이 반드시 성적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샌즈가 증명해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