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박동진, 세기만 다듬으면 아주 좋은 물건으로 성장할 것이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연패 탈출에 기쁨을 드러냈다.
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4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박주영, 후반 박동진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서울은 후반 세징야에게 추격의 골을 허용하고, 경기 막판까지 상대 거센 공세에 밀리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유상훈의 선방 덕에 승리를 지켰다.
서울은 2연패에서 탈출하며 승점 3점을 추가, 선두권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다음은 경기 후 최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강팀(전북-울산)들과의 2연전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늘 경기 중요성을 나도,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경기였는데 유상훈, 정현철, 정원진 등 선수들이 본인 기량 이상을 발휘했다. 위기라고는 하지만, 위기 뒤 기회가 올 것이다. 이런 승리로 반전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선수단은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고 있다. 경기 운영에서 상대팀들보다 부족함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1명씩 퇴장 당한 상황 이후 대처는?
▶상대는 해결사 세징야가 있었다. 우리가 수적으로 유리할 때 냉정하게 플레이 했어야 했다. 10대10 경기를 해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무더운 날씨에서는 체력전, 작은 실수 하나가 중요한데 그 때는 조금 더 차분하고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했어야 했다.
-조영욱이 조기에 교체돼 박동진이 쉬지 못했는데.
▶박동진은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울산전에서는 많이 부진했다. 가진 것은 한계가 있는데, 그 이상을 하려고 욕심을 너무 냈다. 조영욱이 경기 준비를 잘했다. 상대 수비 특성상 볼 소유가 낳은 조영욱을 선발로 선택했는데, 또 부상자가 나와 아쉽다. 조영욱은 나가기 전까지 잘해줬다. 박동진은 더 분발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박동진과의 밀당이 유지되고 있는데.
▶1, 2차 캠프에서 박동진을 공격수로 바꾸는 건 도박이었다. 나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출전 시간이 늘어나며 박동진이 가진 장점이 나왔다. 보이지 않는 숨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홈에서 많은 득점을 해주고 있다. 세기만 다듬으면, 아주 좋은 물건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정현철을 센터백으로 출전시켰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이기에 실수 한 번에 치명타가 될 수 있었는데, 차분하게 선수들 리딩을 잘해줬다. 이도 새로운 도박이었는데,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경쟁이다.
-대구와 세 차례 맞대결이 모두 뜨겁게 진행됐는데.
▶대구와 경기를 앞두고 우리 전투력이 더 상승한다. 경기 템포가 세 경기 모두 상당히 빠르고 좋았다. 팬들을 더 많이 끌어모을 수 있는, 이런 좋은 경기가 나와야 한다. 물론, 이기면 좋겠지만 팬들이 즐기는 축구를 계속 하고 싶다. 승패를 떠나 공격적이고, 치고받는 경기를 하는 게 K리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다.
상암=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