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유명 성우 박일(본명 조복형)이향년 69세로 별세한 가운데,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한국성우협회 등에 따르면 박일은 이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고인에게 특별한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일의 매니저는 한 매체를 통해 "오늘(31일) 박일 자택에 방문했을 때, 이미 사망상태였으며 주무시던 중 자연사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 지병은 없으셨다"며 "병원 측의 진단 후 유가족의 상의 끝에 '자연사'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황윤걸 MBC 성우 극회장은 고인에 대해 "후배들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분이었다. 어려운 후배가 있으면 늘 먼저 챙겨주려고 했다"면서 "이제 편히 쉬시길 바란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일은 53년간 성우로 활약해 온 자타공인 한국의 대표 성우였다. 1967년 TBC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박일은 1970년부터는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했다.
그의 대표작들은 주로 외화 더빙이었다. 알랭 드롱, 클린트 이스트우드, 말론 브랜도, 리처드 버틴 등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배우들의 목소리를 더빙해왔다. 미드 'CSI' 그리샴 반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토이스토리' 버즈 역할로 어린 친구들에게도 친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1995년 첫 선을 보인 '토이 스토리'부터 최근 개봉작 '토이 스토리4'까지 더빙을 맡았다. '토이스토리4'는 그의 유작이 됐다.
이 밖에도 고인은 게임과 라디오 드라마 더빙,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한때는 성우 교육 아카데미 '박일 STA'를 설립해 후진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천의 목소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박일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많은 팬들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한편 박일의 자녀들은 외국에 거주 중인 관계로 MBC 성우극회가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발인은 8월 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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