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아직 신인인데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되죠(웃음)."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은 고졸 특급 원태인(19) 이야기가 나오자 미소를 머금었다.
원태인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신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경기 4승5패2홀드, 평균자책점 2.98. 올 시즌 마운드 불안의 해법을 고졸 신인에게서 찾는 김 감독과 삼성의 결정에 물음표가 따랐지만, 실력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현재 원태인은 신인왕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김 감독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이 좋다. 무엇보다 볼넷이 적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3볼에 몰린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넣고, 타자를 잡는 모습을 보면 신인 답지 않은 배포가 느껴진다"고 미소를 지었다.
원태인은 28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4승째에 성공했다. 3-0으로 앞서던 3회초 제구가 흔들리며 동점을 내줬지만, 타선 득점 지원을 받으면서 승리를 챙겼다. 그동안 득점 지원 부재 속에 승리 기회를 잡지 못하며 '원크라이'라는 달갑잖은 꼬리표까지 달고 다녀야 했던 원태인에겐 오랜만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날. 하지만 원태인은 "형들이 3득점을 내준 뒤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서 제구가 가운데 몰렸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실수를 되돌아봤다.
김 감독은 "원태인은 아직 19살 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된다"며 "(제구 불안은) 본인이 침착하게 한다면 풀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패기를 앞세워 삼성 마운드를 지키는 '소년 장수' 원태인의 활약이 김 감독과 팀을 웃게 하고 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