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시간이 지나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27일 시즌 5승(1패)을 달성한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의 투구를 이렇게 평했다.
소사는 이날 6이닝 동안 4안타 3볼넷(1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92개. 직구 최고 구속은 152㎞에 슬라이더, 포크볼 모두 위력적이었다. 5회까지 투구수 역시 10개 중후반을 오가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6회 연속 안타 및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허용했지만, 삼진-범타로 아웃카운트를 채우면서 명불허전의 실력을 발휘했다. 앙헬 산체스에 이어 마운드에 올리던 로테이션에 변화를 준 염 감독의 선택도 맞아 떨어진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 감독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염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소사가)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로테이션 교체 효과는 있었다. 산체스 뒤에 등판했을 땐 직구가 정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제는) 파울이 많이 나왔다"면서도 "페이스 조절을 하기는 했지만, 평균 구속이 146.6㎞였다. 가장 좋을 때가 150㎞인데, 148~149㎞까지는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날씨가 더운 경향도 있었고, 선수 본인이 페이스 조절을 하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따져보면 (구속은) 어제가 가장 좋지 않았다. 그동안 좋지 않았던 때가 147.2㎞였다"고 했다.
KIA 타이거즈-히어로즈(현 키움)-LG 트윈스를 거친 소사는 구속 뿐만 아니라 '이닝 이터'로 각광을 받았던 투수. 하지만 SK에서 주어진 역할은 분명하다. 염 감독은 "소사가 구속은 떨어졌지만, 공 회전수는 2460으로 나쁘지 않다. 그런데 스스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100개 이상을 던지려 완급 조절을 하려는게 보이더라"며 "내가 '우리 팀에선 길어도 7이닝-100개다. 그런 생각(이닝 수)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어제도 6회에 손 혁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이번 이닝이 마지막'이라고 하자 (구속이) 152㎞가 찍히더라"고 말했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SK는 정규시즌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까지 그려놓고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시즌 중반 필승카드로 데려온 소사를 바라보는 눈이 그래서 더 엄격할 수밖에 없는 '염갈량'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