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이 대동단결이 이토록 견고할 줄 몰랐다. 9위 한화 이글스와 10위 롯데 자이언츠의 얄궂은 동행이 이어지고 있다. 두 팀은 9위와 10위에 나란히 자리잡은 지난달 18일 이후 41일째 요지부동이다. 두 팀 모두 극도로 부진하다보니 끝없이 나락으로 동반추락하는 형국이다.
27일 현재 승차없는 9, 10위다.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 롯데는 3승7패다. 롯데는 양상문 전 감독의 중도하차 이후 공필성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건네 받았지만 이렇다할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후반기 들어 불펜이 와르르 무너진 모습이다. 지난 26일과 2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에서 뼈아픈 이틀 연속 역전패를 당했다. 27일에는 5-1로 앞서다 6회말부터 추격을 허용해 결국 6대7로 졌다. 26일 경기에선 2회 선취 4득점을 하고도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한화는 35승61패(승률 0.365), 롯데는 34승2무60패(0.362)로 처져 있다. 치욕적인 3할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마당에 탈꼴찌가 중요할까 싶지만 이는 마지막 자존심이다. 문제는 현재로선 두팀 모두 반전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 구단은 감독과 단장 동시 사퇴라는 극약처방 후에도 길을 잃은 모습이다. 비난이 빗발치자 소나기부터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급하게 처방을 내렸다. 이후에도 갈팡질팡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롯데 구단은 '원팀(ONE TEAM)'을 강조했지만 지금 전력만 놓고보면 타팀의 절반(HALF TEAM)이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있는 전력을 다독여 길을 재촉하고 있지만 좀체 방망이가 말을 듣지 않고 있다. 때리지 못하니 지고도 재미마저 없다. 롯데는 7월 한달간 팀타율이 2할2푼7리에 그치고 있다. 동기간 리그 평균타율이 2할6푼8리, 동기간 리그 최고타율팀 KT 위즈가 3할7리인점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다.
한화는 마운드 붕괴가 심각하다. 7월 월간 팀평균자책점은 무려 6.62까지 치솟았다. 리그 평균은 4.28이다. 9위 롯데 자이언츠(5.70)와도 꽤 차이가 있다. 최근 살아나고 있는 제라드 호잉과 이성열이 득점 물꼬를 터도 마운드가 이를 지켜주지 못한다. 국내 선발진은 와해되고 지난해 리그 1위였던 불펜마저 흔들리자 급전직하다.
6월 24일 송진우 투수코치를 2군에 내리고 정민태 투수코치를 1군에 올렸다. 당시 팀타율 꼴찌였던 한화의 다소 이상했던 대책이었다. 개막부터 6월24일까지 한화의 팀평균자책점은 4.71이었다. 6월 1일부터 6월 24일까지 팀 평균자책점은 4.68. 코치진 이동 이후인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한화의 팀평균자책점은 6.33으로 더 나빠졌다. 팀내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다지만 숫자는 거짓이 없다. 결과만 놓고보면 승부수가 통했다고 보기 어렵다. 원정 관중동원력 최상위 그룹인 롯데와 한화의 부진은 리그 전체로도 큰 마이너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