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2명은 다른 팀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둘은 이번 시즌 들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제 몫을 해내고 있다. LG는 시즌 전 투타에 걸쳐 5강에 들 만한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외인 원투 펀치를 앞세워 5할대 승률, 상위권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도 윌슨과 켈리의 컨디션은 어디 가지 않았다. 둘은 후반기 첫 등판서 나란히 시즌 10승을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윌슨이 지난 27일 KT 위즈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승 고지를 밟자, KBO리그 '후배' 켈리가 다음 날 약속이나 한 듯 10승을 따냈다. LG 외국인 투수 2명이 함께 10승을 기록한 것은 2015년 헨리 소사(10승12패), 루카스 하렐(10승11패) 듀오 이후 4년 만이다.
켈리는 28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9안타를 내줬으나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0대1로 LG의 승리. 켈리는 후반기 첫 등판서 비교적 많은 출루를 허용했으나,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2선발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주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매이닝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주자가 있을 때 더욱 집중력을 발휘,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요리해 나갔다. 이날 켈리의 결정구는 주로 투심과 커브였다. 특히 130㎞대 초반의 커브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삼진과 땅볼을 집중 유도한 게 호투의 원동력이 됐다.
2-0으로 앞선 1회말 3타자를 틀어막은 켈리는 2회 선두 유한준에게 사구, 1사후 박경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윤석민과 장성우를 모두 커브를 결정구로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3회에는 2사 2,3루서 대타 이대형을 133㎞ 커브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고, 4회에는 2사후 윤석민에게 좌측 2루타를 얻어맞은 뒤 장성우를 147㎞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5회 결국 집중타를 맞고 점수를 내줬다. 1사후 김민혁과 오태곤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해 1,2루에 몰린 켈리는 조용호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이대형에게 좌익수 앞 빗맞은 2루타를 내줘 2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LG는 6회초 박용택의 투런홈런으로 4-1로 점수차를 벌리며 켈리의 부담담을 덜어줬다.
하지만 켈리는 6회말 지친 기색을 보이며 볼을 남발하다 위기를 맞았다. 1사후 윤석민을 2루수 내야안타로 내보낸 켈리는 장성우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한 뒤 심우준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대타 김진곤을 133㎞ 체인지업을 던져 2루수 직선아웃으로 처리하고 귀루하지 못한 2루주자까지 잡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LG는 4-1로 앞선 7회말 켈리를 진해수로 교체했다.
켈리는 투구수 101개, 볼넷은 1개를 각각 기록했다. 삼진은 8개를 잡아냈다. 평균자책점은 2.77에서 2.71로 낮췄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