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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후 득점권 타율 1위 김현수, 밸런스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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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주장이자 간판타자인 김현수가 올시즌 첫 홈런을 날린 것은 지난 5월 2일 잠실 KT 위즈전이었다. 1-3으로 뒤진 3회말 2사후 KT 선발 김 민의 144㎞ 한복판 직구를 잡아당겨 빨랫줄을 그리며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김현수는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이병규 타격코치와 진한 포옹을 나누고 큰 소리로 포효하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자신의 시즌 32번째 경기. 그만큼 시즌 초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김현수가 주전 선수로 발돋움한 이후 올해처럼 시즌 1호 홈런이 늦게 나온 적은 없었다.

당시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완벽한 체중 이동이었는데 하체를 쓰는 연습이 잘 돼 장타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김현수는 이후 타격감을 찾아가며 2할대 중반에 머물던 타율을 3할을 향해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한여름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김현수는 '타격기계'답게 꾸준히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후반기 첫 경기인 지난 27일 수원 KT전에서는 투런홈런을 포함해 5타수 1안타 2타점을 터뜨리며 5대2 승리를 이끌었다. 김현수는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2루서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137㎞ 한복판 투심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시즌 9호 홈런. 올해 두자릿수 홈런이 쉽지 않을 것 같던 페이스에 속도가 붙었다. 장타가 잘 안나오던 김현수의 방망이는 지난 16일 SK 와이번스전 2홈런을 비롯해 최근 4경기서 4홈런을 치며 뜨거워졌다.

홈런은 항상 타점을 동반한다. 최근 4경기서 7타점을 뽑았고, 7월 15경기에서 15타점을 추가했다. 전반기 내내 타점 순위 30위권에 머물던 김현수는 이날 2타점을 보태 59타점으로 이 부문 공동 14위로 올라섰다. 타점 선두권과는 아직 격차가 크지만, 찬스에서 클러치 능력을 좀더 발휘하면 10위권(65타점) 내 진입도 시간 문제다.

김현수는 여름 들어 강해지고 있다. 6월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톱클래스'다. 39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7홈런, 34타점을 쏟아냈다. 이 기간 타점은 4번째로 많다. 확실히 득점권에서 강해졌다. 6월 이후 득점권 타율은 4할2푼5리(40타수 17안타)로 전체 1위다. LG는 전반기 내내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의 부상과 부진으로 애를 먹었지만, 김현수가 무더위와 함께 살아나면서 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김현수는 이제 정상 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면 올시즌 남은 48경기에서 100타점은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월까지 김현수의 타격 부진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공이 맞는 지점이 늦어 파울이 많고 정타가 적다"고 했었다. 타격 밸런스에 관한 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완벽한 밸런스와 타이밍이 돋보인다. 타격감을 찾으면서 리더의 자신감도 배가되고 있다.

이제 막 적응을 시작한 LG 새 외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에게도 김현수의 뜨거워진 타격감은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