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vs 삼성의 후반기 첫 경기. 이날 관심은 뜨거운 타격전, 특히 홈런포에 집중됐다. 양 팀 합계 5개의 대포를 포함, 장단 26안타를 주고 받는 공방 끝에 9대8로 삼성이 승리했다.
한화의 팀 패배에 가려진 명 장면이 있었다. 바로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의 빨랫줄 송구였다. 팀 패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최재훈의 결정적 송구는 충분히 승부처가 될 만 했다. 리그에서 두번째로 빠르다는 삼성 라이온즈 발을 꽁꽁 묶었다.
최재훈은 이날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한화는 0-0이던 1회말 톱타자 김상수를 찜찜하게 출루시켰다. 땅볼타구가 투수 장민재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튀었다. 발 빠른 김상수가 1루에 먼저 도달해 세이프.
이날은 장민재의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일이었다. 6월28일 키움전 이후 한달여 만에 밟은 마운드. 전반기 마지막 4연패를 이어온 팀 상황이나 개인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출루 허용이었다.
도루 2위를 달리고 있는 빠른 주자. 가뜩이나 김상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20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도루 실패가 단 1개 뿐이었다. 그 한차례 실패 조차 홈스틸 실패였으니 2루 도루 만큼은 100% 성공률을 자랑하던 호타준족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김상수는 2번 박해민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2구째 변화구 타이밍을 기 막히게 찾아 스타트를 끊었다. 제법 빠른 스타트. 120㎞ 포크볼이 타자 몸쪽으로 떨어졌다. 포구 후 송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최재훈은 정확하게 2루로 들어오는 길목에 공을 뿌렸다. 유격수 오선진의 자연태그로 김상수가 잡혔다. 올시즌 김상수의 첫 2루 도루 실패였다. 최재훈의 이 송구로 한화는 1회를 실점 없이 넘겼다. 곧바로 2회초 4점을 뽑으며 리드를 잡았다. 역전패 하지 않았다면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었을 최재훈의 빨랫줄 송구였다.
최재훈은 4-7로 뒤지던 5회말 1사 1루에서 이성곤 타석 때 2루로 뛰는 김동엽을 여유있게 잡아냈다. 이 송구 역시 2루 베이스로 들어오는 길목에 정확하게 배달된 자연 태그였다.
비록 패했지만 이날 보여준 최재훈의 송구는 의미가 있었다. 남은 2경기에서 김상수 박해민 김헌곤 이학주 박찬도 등 빠른 삼성 주자들이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치기가 한층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