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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병, “이제 허리 펴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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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 불렀던 익숙한 동요 '꼬부랑 할머니'의 가사 중 일부다. 꼬부랑이라는 노랫말은 할머니의 잔뜩 굽은 허리를 떠오르게 하는데, 이 모습은 왠지 낯익은 풍경이다. 우리 주변만 둘러보더라도 등이 굽은 할머니가 지팡이와 보행용 유모차에 몸을 의지한 채 겨우 보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꼬부랑 할머니병은 외형적으로는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등이 굽은 상태를 말한다. 생리적으로는 상체의 무게중심이 골반 회전축의 앞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목과 허리 및 무릎관절에 하중이 많이 증가하고 엉거주춤 오리걸음처럼 걷게 되므로 보행이 힘들어지게 된다.

이처럼 허리를 구부러지게 하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 퇴행성 척추후만변성은 중증 골다공증에 따른 척추압박골절로 척추뼈가 변형이 발생하는 경우다. 압박골절은 척추뼈가 골절되는 질환으로 심지어 기침이나 허리를 반복적으로 구부리는 동작만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옆구리 쪽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번째는 가장 흔한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퇴행성 변화로 비대해지면서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도 함께 좁아지는 질환으로 요통, 다리통증 등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는 노화로 인한 요추기립근 위축 및 변성이다. 요추 4,5 척추간 위치의 하부요추의 주위 근육이 위축되어(배와 허리의 근육저하) 허리를 뒤로 젖힐 수 없는 경우다. 주로 좌식생활을 하는 동양인과 장시간동안 등을 구부려 논, 밭일을 많이 하는 아시아 지역의 50세 이상 여성에게 호발될 수 있다.

부산 힘내라병원 최대정 병원장은 "꼬부랑 할머니병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병된다. 이는 여성이 50대 후반부터 폐경기로 접어들면서 호르몬이 불균형해면서 ▲근육의 위축, ▲골밀도 감소, ▲척추의 퇴행이 가속화 된다."며 "환자가 걸을 때 30분 이상, 500m 버스 한정거장을 쉬지 않고 3~4번 쉬어가야 하면 3가지 원인 중 적어도 하나가 있음을 의심해보고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방법으로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토대로 문진과 함께 X-RAY, CT, MRI 등 정밀검사가 이뤄지며, 꼬부랑 할머니병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골절에 의한 치료는 주저앉은 척추뼈에 골시멘트를 주입시켜 단단하게 만드는 척추성형술과 함께 항골다공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추가골절을 막을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때문에 생긴 꼬부랑 할머니병은 초기에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시술 등을 시행해볼 수 있지만 두달 이상 치료해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로는 최근 나사고정 없이도 최소침습 감압술로 척추관을 넓혀서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만 제거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꼬부랑 할머니병의 경우 연세가 많으신 고령의 질환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수술하라고 할까봐 선뜻 병원에 못 가는 분들이 많다.

최 병원장은 "과거에는 수술시 큰 피부절개와 근육견인 등으로 수혈 및 수술 후 통증이 심했다. 그래서 연세가 많으신 고령의 환자에게 위험성이 높아 3분절 이상 나사못 고정을 해야 한다면 오히려 그냥 약 드시고 사세요. 하는 말씀을 듣기도 한다."며"최근에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척추뼈나 근육의 손상이 없는 최소침습 치료법이 많이 시행되어 과거 개방수술에 대한 우려를 크게 줄였다. 최소침습 척추수술은 최소피부절개를 통해 수술기구를 삽입하여 좁아진 척추뼈 사이에서 정밀작업이 가능해 원인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소침습 수술은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이 적어 개방수술과 달리 근육, 인대에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특히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자나 만성적인 내과 질환이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꼬부랑 할머니병은 평소 생활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장기간 앉아있는 자세와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하며, 걷기 운동을 하더라도 좋지 않은 자세로 걸으면 허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깨, 등, 허리의 근육에 힘이 잘 들어가도록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행운동보다는 등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통해 허리힘을 길러야 한다. 요추기립근을 강화하는 운동치료 방법은 최근 많은 병원에서 도수치료시 운동법을 교육하고 있어 필히 배워볼만하다. 마지막으로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 및 철분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스포츠조선 clinic@sportschs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