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차예련이 '서브 주인공'이라는 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인생을 통째로 바쳐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한 가정을 파괴하고 절망에 빠진 중년 여자와 사랑에 도전해볼 용기가 없어서 우물쭈물하다가 스텝이 꼬여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KBS '퍼퓸'(연출 김상휘, 극본 최현옥). 극중 은퇴한 톱모델이자 모델 에이전시 E-Stream의 이사 한자나를 연기한 차예련이 26일 서울 강남고 논현동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종영을 소감과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모델로 활동하다 2005년 '여고괴담4-목소리'의 주연으로 발탁되며 배우로서 차근차근 성장해온 차예련. SBS '스타의 연인'(2008), SBS '닥터 챔프'(2010), MBC '로열패밀리'(2011), '황금무지개'(2013),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2014), MBC '화려한 유혹'(2016) 등의 작품에서 특유의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7년 '화려한 유혹'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다 연인으로 발전한 주상욱과 결혼, 출산하며 잠시 공백기를 가졌던 차예련은 '퍼퓸'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성숙해지 연기력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모델 출신 배우의 매력을 살린 톱모델 출신의 모델에이전시 이사 한지나 역을 맡아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십분 살렸다.
작품의 두 번째 여주인공, 그리고 악역과 도시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차예련. 그는 '퍼퓸' 한지나는 일반적인 두 번째 여주인공의 전형성을 탈피한 작품이기에 더욱 좋았다고 전했다. "작가님의 마인드가 그러시더라. 작가님께서 나쁜 사람이 나오는게 싫다하시더라. 모든 사람들이 씩씩하고 건강하고 아픔이 있지만 유쾌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작가님이 처음부터 '한지나는 누가봐도 멋있는 여자' '롤모델이 되고 싶은 여자'라고 못을 박아주셨다. 전형적인 서브 주인공, 두 번째 주인공으로서의 악역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악역, 서브 주인공의 역할만 주로 제안이 드러온 것에 대해 섭섭한 마음은 없었냐는 질문에 차예련은 "어릴 때는 스트레스였다. 20대에는 센 역할만 들어오고 관련 질문도 너무 많이 받으니까. 저는 늘 두 번째 주인공, 서브 캐릭터를 많이 하고 늘 누구를 괴롭히는 캐릭터를 해야 되니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솔직히 답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은 이제 계속 두 번째 캐릭터를 해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한지나처럼 이렇게 멋진 역할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이제는 예전처럼 악랄한 악역도, 저의 도시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캐릭터도 저에게 제의를 해주시면 감사하다"며 "그건 저만 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믿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캐릭터라도 제가 소화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저만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저는 밝은 것도 하고 싶고, 아직 안보여드렸던 것도 하고 싶다. 결혼하니 역할에 대한 기준도 더 넓어진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애기 엄마의 역할이 들어오면 조금 고민이 들었는데, 이제는 제가 모성애도 생기고 엄마라는 입장이 되니까 조금 더 개방적으로 넓어졌다. 가치관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로맨틱 코미디처럼 밝은 유쾌한 것도 하고 싶다. 제가 '여고괴담'으로 데뷔를 하고 영화 '구타유발자'도 찍고 하니까 좀 센 이미지가 있었다. 그리고 제가 보통 두 번째 주인공을 많이 하다보니까 악역이나 괴롭히는 역할을 많이 했다. 저는 원래 웃음도 많고 털털한 성격이다. 웃음도 정말 많은 편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예련을 비롯해 신성록, 고원희, 하재숙, 김민규가 주연을 맡은 '퍼퓸'은 지난 23일 종영했다. 후속인 연우진, 김세정 주연의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8월 5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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