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프로듀스X101'이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했다. '프로듀스X101' 팬들이 정식으로 변호사를 선임, Mnet에 대한 형사 고발을 준비중이다.
24일 '프로듀스X101' 투표 결과 조작 의혹을 제기해온 팬들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는 "오늘 변호사 선임을 완료했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많은 분들의 후원 감사하다. 끝까지 이 사태를 발본색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법률사무소 매스트에 수임료 330만원을 지불하고 법률대리인 선임 절차를 마쳤다. 변호사 측은 "민사소송의 경우 수임료가 별도로 발생할 수 있으나, 형사소송의 경우 별도 보수 없이 착수금으로 진행하겠다. Mnet의 문화권력을 이용한 불공정 행위인 만큼, 공익 사건이라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들은 다음주중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사기·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방송법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 적용도 고려중이다.
이로써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의혹의 법원행은 사실상 확정됐다. '프로듀스X101' 팬들은 변호사 자문 하에 체계적인 법적 다툼을 준비하고 있다. 500명에 달하는 모금 인원 중 고소인을 맡을 인원(이른바 '고소 총대')을 선정해 창구와 의지를 단일화하는 한편, 검찰에 제출할 증거로서의 문자 투표 인증샷과 데이터, 신분증 사본이 포함된 팬 탄원서 모집도 시작됐다.
과거에도 '슈퍼스타K' 시리즈를 비롯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 의혹은 몇차례 있었다. 특히 그룹 프로미스나인을 탄생시킨 Mnet '아이돌학교'의 경우 일부 시청자들이 법적 다툼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시청률이 낮았던 프로그램의 특성상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수의 문자 투표 인증샷도 확보됐다.
하지만 데뷔조 팬덤의 반발과 더불어 Mnet 측이 주요 탈락자인 이해인과 나띠, 이시안, 조유리, 배은영을 '아이돌학교 1반'이란 이름으로 연말 시상식 무대에 올리면서 사태가 진정됐다. 비록 이들의 별개 그룹 데뷔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조유리는 '프로듀스48'을 통해 아이즈원 멤버로 선발되며 인생 역전을 이뤄낸 바 있다.
이날 하태경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프로듀스X101' 최종 투표 결과는 조작된 게 거의 확실하다. 그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한다"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프로듀스X101' 투표 결과 조작 의혹을 "청소년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로 정의하고, 자체 분석을 통해 "1위부터 20위까지 특정 숫자(7494.44/ 총 득표수의 0.05%)의 배수(1등 178배에서 20등 38배)다. 수학자들도 이런 조합이 나올 확률은 0에 가깝다고 한다. 결과가 사전에 프로그램화되어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건국대 로스쿨 정연덕 교수도 "일정 수의 배수로 구성된 득표 차이는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없다"면서 "Mnet 자체 투표는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조작이 어려운 통신사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프로듀스X101'은 지난 19일 최종 데뷔 그룹 '엑스원(X1, 김요한 김우석 한승우 송형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의 탄생으로 막을 내렸다. 엑스원은 오는 8월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쇼콘(쇼케이스+콘서트)'를 예고하며 데뷔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일부터 제기된 투표 조작 논란에 대해 해명을 촉구하는 시청자들에게 Mnet 측은 5일째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진혁, 김민규, 구정모, 송유빈 등 '프로듀스X101' 생방송 탈락자 팬덤이 뭉친 '바이나인(BY9)'의 팬들 역시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나인의 팬들은 지난 '프로듀스101 시즌2' JBJ의 경험을 살려 멤버들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구성해 프로젝트 그룹의 사업 계획서를 배포하고, 공식 로고를 만드는가 하면, 데뷔 착수금 1억원 모금을 완료한 채 기획사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