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시스템이 전면적으로 바뀐다. 승강제가 도입되고, 평가툴도 손본다. 심판 평가에 있어 정성평가를 대폭 줄이고 정량평가를 늘린다. 심판의 역량을 평가함에 있어 사람의 인위적인 판단을 줄이고 데이터나 분석자료의 수치가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4일 후반기 시즌 시작에 앞서 심판개혁을 선언했다. 더이상 심판문제가 리그 발전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큰 골자는 승강제와 평가시스템 변화다. 또 평가 수치가 나쁜 심판위원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우선적으로 배제된다. 상위 20명만 포스트시즌에 배치된다. MLB심판 전문가도 초빙한다.
KBO 심판위원회 내에는 원래 승강제가 있었다. 2년 연속 평가수치 하위 3명에 들어가면 2군으로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유명무실했다. 3명이라는 인원도 적었고 사람이 평가하는 부분이 많아 객관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제부터는 2년 연속 하위 5위 안에 들어가게 되면 2군으로 내려간다. 또 매년 꼴찌 평가를 받은 심판위원은 자동으로 강등된다. 반대로 2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심판위원은 1군으로 올라오는 식이다. 올시즌을 마치면 하위 3명이 강등 대상이 되고, 내년부터는 하위 5명이 강등 대상이 된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심판 문제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했다. 이번 조치는 심판위원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게 해 좀더 나은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것이 목표다. 리그의 수준을 높이고 플레이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앞으로도 팬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심판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심판들의 처우개선은 심판 자립을 위한 필수요소였다. 이에 대한 지원은 꾸준히 확충됐다. 하지만 심판들의 역량을 높이는 부분은 한계가 있었다. 비 선수출신 심판위원을 발굴하기도 했지만 특수한 역할을 하는 전문가집단이어서 대체가 쉽지 않았다.
오심을 줄이는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하기도 하는 등 일부 노력이 있었지만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여전히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팽배해 있다. 또 올시즌 초반 3피트룰 적용을 놓고도 논란이 거셌다. 이번 심판개혁은 심판 개개인이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