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상반기 극장가는 연이은 디즈니의 활약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배부르고 풍족하게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영화의 부진과 500만명대의 흥행을 거두는 '중박' 영화가 사라져 아쉬움을 남겼다.
18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한국영화 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억932만명을 동원했고 극장 매출액은 930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관객 수는 1296만명(13.5%), 매출액은 1282억원(16%) 늘어났는데, 이는 지난해 4월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가 관람요금을 인상하면서 상반기 평균 관람요금이 역대 가장 높은 8514원으로 집계된 것에 대한 영향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한국영화 '극한직업' '기생충' 흥행…미들급 영화 실종
올해 상반기 극장가에서 한국영화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의 기록(누적 1626만명)과 '기생충'(봉준호 감독)의 기록(누적 958만명)의 흥행으로 관객 수와 매출액이 증가했다.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는 5688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91만명(26.5%) 늘었고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4%p 증가한 52%를 기록했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상반기 관객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것.
'극한직업'은 자영업자 소시민과 코미디를 내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관객의 선택을 받았고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효과로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두 작품은 한국영화 관객 45.4%를 차지하며 관심을 받았지만 반면 500~800만명대의 흥행 성공을 거둔 '중박' 영화가 사라지는 역효과도 발생했다. 미들급 한국영화의 실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 흥행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어벤져스' 시리즈부터 '알라딘'까지…극장가 마블X디즈니 장악
상반기 외화 관객 수는 5244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 증가했고, 관객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4%p 감소한 48%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4월 개봉해 누적 관객수 1392만명을 동원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4',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은 은 최단기간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 4월 29일에는 역대 최대 일일 상영점유율(80.9%)을 달성했다. 지난 5월 개봉해 18일 영진위 기준 누적 관객수 1038만명을 동원한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알라딘'(가이 리치 감독)은 역대 흥행 외화 5위를 기록했고 올해 개봉한 외화 순위 2위를 거머쥐었다. 또한 3월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캡틴 마블'(애너 보든·라이언 플렉 감독)은 누적 580만명으로 올해 개봉한 흥행 4위, 외화로는 3위에 머물렀다.
'캡틴 마블' '어벤져스4' '알라딘' '토이 스토리4'(조시 쿨리 감독) 등의 흥행에 힘입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상반기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 1위(30.2%)를 차지했다.
▶ 역대 최초 기록…상반기 1000만 영화 무려 4편
올해 상반기 관객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함에 따라 전체 관객 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간 국내 극장가 관객은 2013년 처음으로 2억명대로 올라선 뒤 6년째 2억1000명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역대 기록은 2017년 2억1987만명이다. 올해는 여름 성수기 전인 6월 관객이 작년보다 51.3% 늘어난 2284만명을 기록했다. 6월 전체 관객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서기는 처음이며 상반기 개봉작 가운데 '극한직업' '어벤져스4' '알라딘'까지 3편의 작품이 1000만 기록을 돌파했다.
여기에 18일 기준 누적 995만명을 돌한 '기생충'이 10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 올해 4편의 상반기 개봉작이 1000만 영화로 또 한 번 이례적인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전 기록으로는 2004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8년 상반기에 단 한 편의 1000만 영화가 배출된바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