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T 위즈가 순위표 열쇠를 쥐고 있다.
KT는 최근 두산 베어스만 만나면 펄펄 날고 있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이었던 4월 2~4일 잠실 3연전에서는 스윕패를 당했지만, 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5월 21~23일 수원 홈 3연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시리즈 스윕을 거두더니, 이후 5월 31~6월 2일에 치른 홈 3연전 역시 2승1패 '위닝시리즈'로 기세를 잡았다. 그리고 이제는 잠실 공포증까지 극복했다. 지난 16일부터 잠실에서 두산과 3연전을 치르고 있는 KT는 이틀 연속 완파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 두산과 치른 8경기에서 7승1패. 유일한 1패는 두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등판한 경기였다.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KT는 상위권팀들 가운데 유독 두산을 상대로만 강하다. 1위 SK 와이번스와의 맞대결에서는 2승9패로 크게 밀려있고, 두산과 2위 다툼 중인 키움 히어로즈를 만났을 때도 3승8패로 약한 편이다. 그러나 KT가 두산을 잡아내면서 상위권 순위표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상승 흐름을 탈 때마다 KT전에서 꼬인 두산은 단독 2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뜨거운 순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 상위권팀들이 남은 KT전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다. 17일 기준으로 SK-키움-두산 모두 KT와 5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특히 후반기 초반인 8월 3~9일 KT가 키움-SK-두산을 순서대로 만나는 6연전이 예정돼 있다. SK는 최대한 격차를 벌려 빠르게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짓는 것이 목표고, 두산과 키움이 2위를 두고 겨룰 확률이 크다. KT전 결과가 무척 중요한 이유다.
뿐만 아니다. 중위권과 하위권도 KT의 행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있다. 6월 이후 성적이 급상승한 KT는 6위로 치고 올라와 이제 5위 NC 다이노스를 턱밑에서 위협하고 있다. 이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후반기 초반에 순위를 맞바꿀지도 모른다. 하위권도 마찬가지다. KIA 타이거즈(8승4패), 삼성 라이온즈(7승4패), 롯데 자이언츠(8승1무2패) 등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대부분 강하지만 유독 9위 한화 이글스와는 5승4패로 비등한 대결을 펼쳤다. 이 부분이 남은 후반기 최종 성적을 좌우할 수도 있다. '돌풍의 팀' 막내 KT발 효과가 순위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