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준비된 마운드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부터 선발 후보들을 확정했다.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최원태를 3선발로 확정했고, 김동준 김선기 이승호 안우진을 선발 후보로 분류했다. 4~5선발 자리를 놓고 4명의 투수가 경쟁.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이승호와 안우진이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고려한 선택. 그럼에도 장 감독은 "모든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끝까지 고민했다. 선발에서 탈락해도 1군에서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었다. 키움은 선발 평균자책점 4.01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눈에 확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불펜, 타격과 조화를 이루면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특히, 임시로 나선 투수들이 나란히 호투하고 있다. 고정 선발 5인을 제외한 투수들이 선발 등판한 12경기에서 무려 8승(4패)을 쓸어 담았다.
김동준이 시즌 초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에이스 브리검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 그리고 최원태 안우진 이승호 등 젊은 투수들에게 '10일 휴식'이 주어진 순간 임시 선발로 활약했다. 5이닝 정도는 충분히 소화했다. 김동준이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3승을 수확했다. 김동준은 오른손 척골 골절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기 전까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다. 재활을 마치고, 17일 1군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전반기 막판에는 안우진이 어깨 염증, 이승호가 봉와직염으로 이탈했다. 선발 두 자리가 동시에 구멍이 났으나, 키움 마운드는 동요하지 않았다. 6~7월 대체 선발로 나온 신재영이 호투했다. 그는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2.20을 마크했다. 개인 승리는 적었지만, 그가 선발로 나온 4경기에서 팀은 3승을 거뒀다. 7일 불펜 투수 양 현을 필두로 불펜을 총동원한 경기에서도 롯데 자이언츠를 5대2로 꺾었다.
그리고 1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선기가 5이닝 2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KBO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캠프 막판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김선기는 계속되는 통증으로 고생했다. 4월 30일 처음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했지만, 다시 어깨 통증을 느꼈다. 6월 22일이 돼서야 실전을 치를 수 있었다. 통증을 털어낸 끝에 밟은 1군 무대에서 기대 이상으로 호투했다. 이로써 킹무은 최근 대체 선발 투수들이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 정도로 키움의 '플랜 B 마운드'는 강했다. 게다가 전반기 막판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상승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