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의 전신인 동부그룹의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년 전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미국에 머물면서 회장직을 사퇴한바 있다.
15일 JTBC 등에 따르면 피해자인 가사도우미 A씨는 지난해 1월 김 전 회장을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2016년부터 1년 동안 김 전 회장의 경기도 남양주 소재 별장에서 일했던 A씨는 김 전 회장이 주로 음란물을 본 뒤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전 회장의 여비서 성추행 사건이 보도된 걸 보고, 용기를 내 고소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한 음성파일에서 김 전 회장은 A씨에게 "나 안 늙었지"라고 말했고, 피해자인 A씨는 "하지 마세요. 하지 마시라고요"라고 말하며 거부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지. 가만히 있어"라고 말한다.
A씨는 "2번 정도 당하고 나니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 사람이(김 전 회장이) 계속 그런 식으로 했다. 누구한테 말도 못했다. 그때부터 녹음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외교부와 공조해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최근 김 전 회장은 치료를 이유로 6개월마다 체류연장 신청서를 갱신하며 2년째 미국에 있어 체포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회장은 가사도우미인 A씨가 고소할 당시 과거 자신의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신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에서 귀국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 성폭행 건과 여비서 성추행 건 모두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