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광주에 내린 장맛비에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희비가 교차됐다.
KIA-롯데전은 16일 오후 6시 30분부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졌다. 경기 전부터 구름을 많이 머금고 있던 하늘은 1회 초 롯데가 공격을 시작하자마자 강한 비를 뿌렸다. 경기중단은 오후 7시 11분 KIA가 5-1로 앞선 2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선언됐다. 이후 KIA 구단은 내야에 방수포를 덮고 44분간 상황을 지켜봤다. 오후 7시 40분 즈음 방수포를 걷어내고 경기가 속개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빗방울이 굵어지자 심판진은 '노게임'을 선언했다.
이날 가장 아쉬운 건 KIA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였다. 3경기 연속 홈런 기록이 물거품이 됐다. 이날 터커는 0-1로 뒤진 1회 말 1사 2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서준원의 초구 145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14일 한화 이글스전 마지막 타석 홈런과 연계해 KBO리그 시즌 20번째이자 개인통산 첫 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그러나 터커의 좋았던 기분은 애꿎은 장맛비가 망치고 말았다.
반면 롯데는 이 비가 마냥 고맙기만 하다. 시즌 꼴찌에다 2연패인 상황에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비였다. 무엇보다 유격수 신본기와 선발 서준원이 지옥에 떨어졌다 살아났다. 신본기는 1회 말 KIA에 5실점하는데 결정적인 두 차례 실책을 범했다. 선두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포구에 실패했고, 1-2로 뒤진 2사 1루 상황에서 이우성의 땅볼을 잡아내지 못했다.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서준원은 5실점 중 자책점이 1실점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많았다. 결국 2사 이후 실책 1개와 안타 4개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비로 인해 신본기의 실책과 서준원의 부진은 '노게임' 선언으로 말끔히 씻겨 내려갔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