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자기 페이스를 찾는게 중요하다."
16일 잠실구장에서 KT 위즈전을 앞두고 있던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부진한 세스 후랭코프를 향해 내린 진단이다.
후랭코프는 지난 5월 중순 어깨 이두건염으로 한 달 넘게 재활했다. 6월 말 복귀했으나 2경기 10실점, 2연패를 당했다. 2경기 평균 이닝 소화수는 3이닝. 지난해 18승(3패)을 거두며 두산의 정규시즌 제패 및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에이스의 위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랭코프는 12경기 4승5패, 평균자책점 4.01이었다. 부상 여파를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전반기 18경기서 13승1패, 평균자책점 3.26이었던 모습과는 대조적. 제구 뿐만 아니라 구위 모두 작년만큼 위력적이지 않다는 목소리가 뒤따랐다.
김 감독은 꾸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후랭코프가 부상 이후 하려는 의지는 보이고 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최근 두 경기를 돌아봤다. 또 "(후랭코프) 스스로 (투구 내용과 결과를)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경기 결과를 떠나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자신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다면 패전투수가 되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랭코프는 또다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회초 1사후 크게 튄 땅볼을 3루수 허경민이 1루로 송구했으나 내야 안타 처리된 뒤부터 급격히 흔들렸고, 2실점을 했다. 2회초엔 선두 타자 윤석민에게 던진 145㎞ 초구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되고, 후속타자 박승욱의 땅볼이 불규칙 바운드로 1루수 키를 넘기는 2루타가 되자 평정심을 잃었다. 이준수의 평범한 보내기 번트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더듬거리다 내야 안타를 내줬고,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회를 마친 뒤 김 감독은 후랭코프를 불러들이고 최원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후랭코프의 평균자책점은 4.42까지 치솟았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최악의 결과물을 얻은 후랭코프의 앞길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