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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의 길' 걷는 정은원, 역대급 2루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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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정은원(20)은 정근우(37)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올시즌 크게 성장중인 정은원이지만 '역대급 2루수'로 커가기 위해선 지속적인 도약이 필요하다.

정은원은 올시즌 전경기(9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5리 5홈런 42타점을 기록중이다. 볼넷 37개, 삼진 65개, 도루 11개, 실책은 9개. 출루율(0.346)과 장타율(0.403)을 합친 OPS는 7할4푼9리다. 고졸 2년차 내야수로는 발군의 성적이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9푼으로 좋지 않지만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직전 2경기에서 3타수1안타 3득점, 5타수2안타 1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은원은 지난해 정근우의 텃밭인 2루를 꿰찼다. 무릎 수술 이후 2루 수비에서 실책을 쏟아내던 정근우는 지난해 2루를 후배에게 내줬다. 지난해는 지명타자와 1루수, 올해는 지명타자와 중견수로 출전중이다.

정근우는 KBO리그에 큰 족적을 남긴 레전드 2루수다. 대졸 신인으로 2005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한화 이글스로 유니폼을 바꿔입으며 두번의 성공적인 FA계약을 했다. 프로 15시즌 통산타율은 3할3리에 이른다. 대졸 정근우와 고졸 정은원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13년전과 지금의 리그 상황도 다르다. 하지만 정은원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정근우가 걸었던 길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정근우는 프로 2년차였던 2006년(SK) 120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8홈런 42타점, 45도루, 36볼넷 60삼진, 실책 8개를 기록했다. 장타율(0.402)과 출루율(0.342)은 올시즌 정은원의 수치와 엇비슷하다. 타율은 큰 차이가 없다. 도루는 당시 정근우가 월등하고(그때는 뛰는 야구가 트렌드였다) 삼진은 타수를 감안하면 정은원이 다소 많다.

정근우는 프로 3년차인 2007년부터 리그 최고의 2루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5시즌 연속 3할타율을 기록했다. 스피드가 떨어지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부터는 장타력을 키웠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정은원의 최고 장점은 빠른 습득력과 긍정적인 마인드, 무한한 잠재력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조차 "정은원을 보고 있으면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 스스로 규정짓지 않는 한 성장에 한계란 없다. '밀레니엄 베이비' 정은원의 기대 이상의 활약은 올시즌 지친 한화팬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청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