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압도적인 '공수 밸런스'를 앞세운 유신고가 창단 후 처음으로 청룡기 결승에 올랐다.
유신고는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부산고와의 4강전에서 투수들의 릴레이 호투와 타선 폭발(15안타)을 묶어 11대1로 이겼다. 광주동성고, 덕수고 등 강호들을 차례로 꺾은 유신고는 부산고를 가볍게 격파, 결승 무대를 밟았다.
유신고는 전국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황금사자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신고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다. 안정된 마운드에 필요한 순간 터지는 방망이까지, 공수 조화가 돋보인다. 에이스 1명에 의지하기 보다는 여러 투수들이 철저하게 이닝을 나눠 던진다. 1학년 박영현부터 3학년 허윤동 소형준(KT 위즈 1차 지명)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이 두텁다.
특히, 좌완 허윤동은 이번 대회 3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3㎞에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하며, 안정적인 제구가 최대 장점이다.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을 수 있는 투수로 꼽힌다. 허윤동은 지난 대회에 이어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소화했다. 12일 '우승 후보 1순위' 덕수고와의 8강전에선 4⅓이닝 2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안정된 투수력은 부산고와의 준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선발 등판한 1학년 투수 박영현이 1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2회말 2사 1루 위기에서 허윤동이 등판해 위기를 막았다. 허윤동은 완벽에 가까운 제구로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투구수 58개로 깔끔하게 마무리 하면 이틀 뒤 열리는 결승전 출전도 가능해졌다. 유신고는 4-1로 앞선 6회말 1사 후 에이스 소형준을 투입했다. 소형준은 압도적인 구위와 공격적인 피칭으로 호투했다. 소형준은 2⅔이닝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에이스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니 타선도 터졌다. 유신고는 8회 3득점, 9회 4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부산고가 자랑하는 투수 최종인과 한승주를 무너뜨렸고, 타선의 지원 사격으로 여유로운 투수 운용도 가능해졌다. 마지막 9회는 2학년 좌완 투수 김기중이 책임졌다. 유신고는 에이스급 투수들의 투구수를 아끼면서 전국대회 2연패에 청신호를 켰다.
이성열 유신고 감독은 "투수가 계획한 로테이션 대로 잘 돌았다. 타격도 그렇고, 무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이 잘해줬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한 마음이었다"며 "올 봄에 투수는 안정됐지만, 타격이 안 올라와 걱정했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분명 지난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효과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청룡기에선 내가 1986년 덕수고 감독 시절 우승한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감회가 새롭고, 꼭 33년만에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열린 4강 두 번째 경기에선 강릉고가 개성고를 5대2로 제압했다. 강릉고는 에이스 김진욱의 5⅔이닝 1실점 호투로 2007년 이후 12년 만에 결승전에 올랐다. 김진욱은 투구수 60개 초과로 결승전에 등판할 수 없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그래도 여러 투수들이 있으니 벌떼 마운드로 한 번 해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목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청룡기 고교야구 기록실(14일·일)
▶4강전
유신고 11-1 부산고
강릉고 5-2 개성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