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멋진 춤사위를 주고 받는 '댄스 배틀' 같았던 명품 투수전이었다.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맞붙은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이날 양팀은 각각 에릭 요키시, 헨리 소사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앞선 두 경기서 접전 끝에 1승씩을 주고 받은 두 팀의 외국인 에이스가 자존심을 걸고 마운드에 섰다.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요키시는 3회말 SK 선두 타자 이재원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이후 6회까지 단 1안타를 내주는데 그치는 호투를 펼쳤다. 소사는 4회초 2사후 제리 샌즈에게 우월 동점 솔로포를 내줬음에도 흔들림 없이 6회까지 버텼다. 두 투수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무난하게 달성했다.
7회에 명암이 엇갈렸다. 7회초 먼저 마운드에 오른 소사가 선두 타자 김하성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도루까지 내주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샌즈를 3루수 땅볼로 잡은 소사는 김하성의 3루 도루를 포수 이재원이 멋진 송구로 저지하며 위기를 극복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박동원,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고, 대타 박병호와 맞닥뜨리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소사는 박병호와의 승부에서 공 3개로 삼진을 만들어내는 강심장 투구를 펼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틀어 막았다. 반면 요키시는 1사후 제이미 로맥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폭투로 진루를 허용했고, 고종욱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2사 3루에서 정의윤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실점했다. 키움은 8회말 요키시를 대신해 등판한 이보근이 2실점 했고, SK는 마무리 하재훈이 9회초 2실점 했으나, 두 선발 투수가 만든 1점차는 끝까지 이어졌다. SK의 4대3 승리.
SK는 지난 12일 키움에 패한 뒤 2연승을 거두며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감했다. 두산 베어스와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키움은 SK전 2연패로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