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남규리(34)가 극중 미키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남규리는 2006년 그룹 씨야의 정규앨범 '여인의 향기'로 데뷔한 후 2008년영화 '고死 : 피의 중간고사'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배우로도 데뷔했다. 2010년 이후부터는 연기자로 변신해 SBS '인생은 아름다워'(2010), '49일'(2011), KBS2 '해운대 연인들'(2012), JTBC '무정도시'(2013) 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배우 남규리'를 알렸다. SBS '그래, 그런거야'(2016) 이후 2년의 공백기를 거쳤고, 2018년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 특별출연을 시작으로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MBC '붉은 달 푸른 해'(2018)와 '이몽'(2019)에 이르기까지 쉼 없는 작품활동을 펼쳤다.
남규리는 '이몽'에서 경성구락부 재즈가수 미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초반 이영진(이요원)을 깔보고 무시했지만, 이후 이영진과는 단짝친구가 됐다. 또한 밀정의 밀정으로 활약하며 '이몽' 속의 히든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몽'은 MBC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준비한 200억원 대작 드라마로,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전국 각지에서 지난해부터 촬영을 진행, 1년의 시간을 보냈다.
남규리는 다수 시청자들의 이해를 얻지 못했던 후쿠다 검사(임주환)와의 사랑과 변절 등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이영진(이요원)과 김원봉(유지태)의 밀정이 되자마자 후쿠다에 대한 감정을 칼로 잘라버린다는 것이 이해가 힘들었기도 했지만,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남규리는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는 이해가 안되면 표현이 잘 안되는 편이라 남들보다 늦을 수 있지만, 그게 충분히 이해를 했을 때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다. 제가 왜 갑자기 후쿠다를 그렇게 짝사랑하다가 송병수의 죽음과 동시에, 이영진을 돕는 이유는 알 것 같다. 같은 의붓아버지 밑에서 치욕적이고 참았던 동지애를 느끼기 충분했고, 외로운 사람들끼리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정서 없이도 같은 상황에 곤경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럴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그런데 후쿠다의 상황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얘기했었다. 저는 그런 상황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작가님 감독님이 말씀하시 해답은 미키는 살아야 해서 송병수에게 벗어나고 싶지만 인내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너무 많으 부와, 학대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상황이 된 거다. 그래서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흥미롭고 더 하고 싶고, 막연히 사랑에 기대서 그런 안락함을 찾는다기 보다는 모든 것을 가졌기 때문에 해보고 싶은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된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규리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을 봐도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지면 또 다른 것으로 눈을 돌리는 친구들도 봤고 저는 아직 모르겠지만 결국은 미키도 허구의 인물이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기도 하고 독립운동이라는 것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동참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후쿠다를 과감히, 아쉬운 감정도 물론 있지만 ,그 마음도 표현하려고 스스로 노력했다. 사람의 감정이 쉽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 말씀고 함께 표현하려고 충분히 노력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궁금한게 있으면 잠을 못 잔다'던 남규리는 실제로 작가에게 문자를 보내 해답을 얻는 노력까지 했다고 했다. 남규리는 "후쿠다 검사와의 관계가 사라지는 부분을 찍고는 멘붕이 왔다.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다. 당진에서 감독님께 전화하면서 내가 이해가 안된다 잘 한건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설명을 해주시는데 제가 한 번 뭔가 퀘스천이 생기면 잠을 못 잔다. 합리적인 것이라든가 해소가 되지않으면 잠을 설친다. 문자를 보냈다. 아침에. 상냥하게도 아니고,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다 보니 뜬금없이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 궁금한 게 있어요' 했다. 부담스럽지 않게 여쭤보고 싶었다. 낯도 가리고 그러는데 '물어보세요'하시더라. '갑자기 미키는 후쿠다를 사랑하지 않게 된 것인가요. 어떻게 된 거죠. 미키의 마음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했더니 설명을 아까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가진 여유로움 속에서 해답을 받았을 때 막연하게, 그런 상황을 살아보지 못했지만 막연하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런 얘기 하지 않나. 이루고픈 것을 이뤘을 때 갖고싶은 것을 가졌을 때 오는 허망함. 막상 갖고 나면 사실 시시해질 수 있다. 어릴 때 CD플레이어가 사고 싶어서 아르바이트 해서 샀는데도 테이프를 듣고 있더라. 막상 가졌는데 다른 쪽으로 시선이 돌아갈 때가 있는데 그런 것을 여유있는 환경에서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구나를 찾아보면서 그때 좀 쉬는 날에는 친구들도 만나고 자기 직업을 가졌다가 다른 쪽으로 튼 친구도 만나면서 대화를 나눠봤다. 그런 감정이 뭔지 궁금하기도 했고, 아티스트 배우들 인터뷰를 찾아봤다. 저는 사실 아직은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마하며 여전히 감정에 대한 궁금증이 남았음을 고백했다.
또 남규리는 이영진을 대했던 미키의 초반 감정에 대해서도 "영진에게 이유없이 까칠하게 대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갖기 못하 멋있는 여자의 이상향. 그런 것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락부에서 노래를 했다고 생각했다. 막연히 미웠다면 친구가 되기 어려웠을 거다. 질투 반 부러움 반, 그리고 약간 그 시대의 여성상으로 의사를 한다는 것에 대한 리스펙하는 부분도 있었을 거라고 충분히 생각하고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영진에게 까칠하게 대했다. 특별히 영진과의 기싸움이라기 보다는 그런 마음을 너무 직접적이지 않게, 눈빛이나 표정, 호흡 같을 것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막연한 적의가 없다는것을 저는 알기 때문에 이유없는 악녀의 모습은 아니었고, 가장 본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사실적인 캐릭터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누군가의 마음 속에는 그런 마음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저도 부러운 대상이 있듯이 이친구도 여자로서 사람으로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할 뿐이었다. 뭔가 더 가지지 않았을 때 '알라딘'에서도 정말 없을 때 더 가진 것처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도 그걸 생각하면서 연기한 거 같다. 없기 때문에 영진이 앞에서 콧대도 세우고 가진 처하면서 도도하고 까칠하게 대하는 것. 영진을 향한 무의미한 진실은 아니었고 사람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남규리가 출연한 '이몽'은 최고 시청률 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후 줄곧 4%대 시청률을 유지했으며 13일 마지막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남규리는 '이몽' 후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