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올시즌에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일과 11일 잠실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잇달아 패하고 말았다. 야수들의 어이없는 실책, 포수의 패스트볼 등이 하필 승부처에서 속출한 것이다.
9일 경기에서는 2-1로 앞선 동점이던 5회초 수비에서 유격수 오지환이 한꺼번에 2실책을 저질러 7실점의 빌미가 됐다. 1사 1,2루에서 박건우의 땅볼을 잡은 오지환은 1루주자 정수빈을 잡기 위해 2루로 던진 것이 원바운드가 돼 뒤로 빠지면서 주자들이 모두 살았다. 병살타는 아니더라도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었던 상황. 오지환은 5회 계속된 1루서 오재일의 좌중간 2루타때 중계를 하는 과정에서 홈으로 악송구하는 실책도 범했다. 결국 잘 버티던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5회에만 7안타와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켈리의 '멘탈'을 흔든 건 오지환의 잇달은 실책이었다.
11일 경기에서 LG는 4대8로 패했다. 1회말 유강남의 선제 투런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곧바로 선발 이우찬이 박건우에게 동점 홈런을 얻어맞은데 이어 오재일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4,5회 한 점씩 만회해 겨우 동점을 만들어놓았으나, 7회초 김대현이 2실점하면서 분위기를 잃었다. 김대현은 7회 선두 박세혁에게 좌측 안타를 맞고 허경민 타석에서 초구 슬라이더를 던졌다. 하지만 포수 유강남이 몸쪽으로 떨어지는 공을 미트에 완전히 넣지 못하고 옆으로 흘려 박세혁이 2루까지 갔다. 명백한 패스트볼. 번트 자세를 취했던 허경민은 강공으로 자세를 바꿨고, 김대현은 2구째 또다시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우측으로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유강남의 패스트볼이 없었다면, 번트를 내줬다 하더라도 1사 2루 상황에서 상식적인 승부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흐름을 잡은 두산은 박건우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 6-4로 도망가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올시즌 두산과 상대전적은 3승8패. 시즌 첫 3연전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지만, 이후 지난해 두산전 악몽이 떠오를 정도로 졸전이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두산은 LG만 만나면 신바람을 낸다. 올시즌 LG는 두산전서 9개의 실책, 5개의 폭투, 1개의 포일을 기록했다. 올해 두산을 상대로 가장 많은 실책을 한 팀은 아이러니하게도 선두인 SK 와이번스로 10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을 뒤흔든 실책은 지난 2경기서 봤듯 LG가 압도적이었다. 또한 두산 타자들은 올해 LG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은 3할9리를 쳤다. LG 투수진의 피안타율이 가장 높은 팀이 두산이다. 유일한 3할대 피안타율이다.
이날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1위 SK, 2위 두산, 3위 키움 히어로즈 즉, 상위 3팀간 상대전적이 압도적으로 밀린다. SK에는 3승6패, 키움 상대로는 4승5패다. 세 팀 상대 합계 성적은 10승19패다. 나머지 하위 6개팀에게는 모두 5할 이상의 승부를 했다. 강팀에 약한 건 당연한 일이지만, 유독 두산에 약한 건 특별해 보인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이유가 벤치로선 답답할 뿐이다. LG는 아직 두산전 6경기가 남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