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런 인터뷰를 자주 했으면…."
최윤겸 제주 감독의 표정이 모처럼 달라졌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까닭에 활짝 웃지는 못했지만 옅게나마 미소를 보였다.
최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1 20라운드 서울과의 홈경기서 4대2로 대승했다.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도 탈출했고, 강등권(11위)에서도 벗어나며 10위로 올랐다.
올시즌 들어서는 처음으로 한 경기 4골을 터뜨리며 과거 제주의 화끈함도 선보였다.
올해 임대로 입단한 윤일록이 친정팀 서울을 상대로 첫 출전해 해트트릭을 달성한 가운데 인천에서 갓 이적한 남준재가 첫 출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최 감독은 윤일록의 활약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윤일록이 맹활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다른 선수들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남준재를 데려오면서 인천으로 떠나보낸 김호남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은.
▶제가 제주 감독 부임 이후 서귀포에서 첫승이다. 구단 관계자 여러분도 마음고생 많았을텐데, 끝까지 밀어주시고 믿어준 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답한 게 다행이다. 경기장에서 투혼을 발휘해준 선수들에게도 감사하다. 오랜 만에 이기고 난 뒤 인터뷰를 하니 새로운 느낌이다. 이런 일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윤일록이 해트트릭 활약을 했다.
▶아무래도 그동안 공격수들이 활약이 저조했다. 윤일록이 골을 넣으며 큰 공을 세웠지만 다른 선수들의 도움와 패스워크도 잘 맞았다. 윤일록은 정신무장을 잘 하고 나온 것 같다. 오늘 경기를 바탕으로 윤일록이 더 많은 득점으로 공헌하기를 바란다.
-앞서있지만 후반에도 계속 밀어붙였다. 하프타임에 어떤 주문을 했나.
▶사실 전반 3득점은 예상 못했다. 전반 막판에 실점하면서 2점차는 우리 상황으로 볼때 불안한 스코어였다. 지키는 것보다 전반 방식 그대로 밀어붙이자고 했다. 상대가 조급해질 것에 대비해 더 빠른 역습을 주문했다. 여러가지로 선수들이 전술 운용에 잘 따라준 경기였다.
-남준재가 이적 후 첫골을 기록했다.
▶남준재를 활용한다는 것은 제주가 그동안 느슨하고 도전적이지 못했던 부분을 만회할 수 있다른 기대를 갖게 한다. 오늘도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그런 활약 뒤에는 수비에서의 안정, 양쪽 윙백의 활약도 컸다. 남준재가 이적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오늘을 계기로 기존 선수와 용화 잘해서 공헌하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김호남에게도 얘기하고 싶다. 인천으로 이적하면서 마음고생이 컸을텐데 미안하다는 마음을 먼저 전하고 싶다. 인천에서도 성공하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전반 선발에 앞선에 국내 선수로만 기용했다.
▶두 가지 의도가 있었다. 과거 강원 원정 갔다가 와서 힘든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수원 원정 이후라 체력, 집중력이 떨어질 우려가 컸다. 여기에 남준재 이근호 서진수 등 목말라 있는 선수들로 구성을 해서 변화를 추구하고자 했다. 공-수 밸런스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특히 서진수가 많은 활약을 했다. 아길라르가 있는 가운데 서진수 덕분에 카드가 더 생겼다. 서진수에 대해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서진수의 장점은?
▶제주에 와서 보니 수비적인 부분에서 용병과 국내 선수간 잘 맞지 않아서 약점이 있었다. 서진수의 골키핑 능력과 센스를 눈여겨 봤다. 그 부분에서 마음에 들었다. 수비적인 부분과 활동량, 국내선수와의 연계를 주문했는데 충실하게 수행했다. 다른 선수도 다 성실하지만 서진수가 많은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제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