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2년 만에 월드컵 타이틀 탈환에 도전했던 한국 3쿠션의 '대세' 김행직(27·전남, 세계 12위)이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의 몰아치기에 승기를 내주며 4점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행직은 지난 7일 밤 11시(한국시각)에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2019 세계캐롬연맹(UMB) 포르투 3쿠션 월드컵' 결승에서 야스퍼스에게 36대40으로 졌다. 2017년 포르투 3쿠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떨친 김행직은 2년 만에 우승에 재도전했지만, 막판 역전극을 허용하고 말았다.
막상막하의 혈전이었다. 전반은 야스퍼스가 우위를 점했다. 초반 2이닝 동안 7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김행직 역시 5이닝 연속 득점으로 추격했지만, 야스퍼스가 6이닝 째에 8득점 하이런을 기록하며 20-11로 전반을 끝냈다.
기세를 탄 야스퍼스는 8~10이닝에서 총 8득점으로 질주해나갔다. 그러나 김행직의 반격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김행직은 13~15이닝에서 12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16이닝 째에 2점을 추가해 33-31로 역전을 만들어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전세를 뒤집으며 야스퍼스의 기를 꺾었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세계 1위'의 저력은 엄청났다. 경기 막판 역전을 허용했음에도 야스퍼스의 샷은 흔들리지 않았다. 20이닝 때 5득점을 기록하며 재역전을 일궈낸 야스퍼스는 21이닝에서 2점을 기록해 먼저 40점을 올렸다.
김행직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있었다. 35점에서 후구에 들어간 상황이라 5득점 하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김행직은 1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김행직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랭킹이 17위에서 12위까지 올라 랭킹 14위까지에게 주어지는 '3쿠션 월드컵 본선' 티켓을 얻었다.
준우승을 달성한 김행직은 "비록 결승에서 졌지만, 최선을 다했다. 경기력도 연습한 만큼 나왔다"면서 "초반에 점수차가 벌어졌다가 역전하는 순간에 집중이 안 됐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팬 여러분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우승이나 준우승을 떠나 연습한 만큼 (실력을)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