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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직언직설]재량 비디오판독 논란, 심판진 신뢰 회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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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심판 재량 비디오판독에 의한 판정 번복.

6일 대전 KT 위즈-한화 이글스전.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한화 김태균은 7-8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에서 유격수 왼쪽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유격수 심우준이 잡아 2루로 송구했고, 박경수가 1루로 송구해 6-4-3 병살타를 잡아냈다. 타자 주자 김태균도 1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았다. KT 코치진과 선수단은 극적인 승리에 환호하며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왔다. 한용덕 한화 감독의 판정에 대한 어필이 있었고, 심판진은 이와 별도로 논의 끝에 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을 결정했다. 한화는 이미 비디오 판독 2회를 모두 소진했으나, 규정에 정해진 심판진 '재량'의 추가 비디오 판독이었다. 그 결과 1루 포스 아웃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분위기를 반전 시킨 한화는 10회말 9대8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구단 역사에 새 페이지를 열수 있었던 10연승을 눈 앞에서 놓친 KT의 허탈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번 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은 문제가 없었다. 스스로 오심을 줄이자는 취지를 살리고자 하는 적극적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남는 건 비디오판독을 결정한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는 정도였다.

오심을 바로잡았음에도 왜 이렇게 시끄러울까. 논란의 기저에는 심판진을 향한 불신의 시선이 있다. 평소 쌓여온 불만의 목소리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논란을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잇다르고 있는 비디오 판독 오심 논란도 불신의 시선을 가중시키고 있다. 5일 고척 키움-롯데전 2회말에 나온 홈 승부 세이프 장면에 이어 6일 창원 NC-삼성전 10회초 김헌곤의 2루 견제 아웃 장면 등은 비디오 판독 끝에 모두 원심이 유지됐으나 논란을 불렀다. 중계진이 비디오 판독결과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장면들이었다. 억울함을 참지 못한 삼성 김한수 감독이 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판정도 물밑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중계 기술의 진보로 세밀하게 야구를 접할 수 있는 팬들은 물론, 현장에서도 일부 심판위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대놓고 이야기 하지 못할 뿐이다. 존이 넓고 좁고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일관성이다. 같은 코스에 대해 오락가락 판정은 불신을 부른다. 심판 자질의 문제일 수 있다. 물론 심판도 사람이다. 잘못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선에 대한 태도와 의지다. 자신의 경기를 비디오로 돌려보고 잘못된 점을 느끼면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 비록 스트라이크 콜은 심판 고유권한이지만 일관된 판정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권한이 곧 권위가 될 수는 없다.

KT-한화전은 심판진이 오심을 막기 위해 논란을 무릅 쓰고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 '노력했는데도 왜 비난을 할까'에 대해 억울해 하기 이전에 먼저 근본적 이유와 스스로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