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소사는 정말 산체스의 빠른 공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걸까.
SK 염경엽 감독은 강속구 투수인 앙헬 산체스와 헨리 소사가 연달아 등판하는 것을 조정할 뜻을 비쳤다. 산체스가 던진 다음날 소사가 던지는게 불리하다는 것.
산체스와 소사 둘 다 강속구 투수지만 구속만 보면 산체스가 소사보다 더 빠르다. 둘 다 우완 정통파로 비슷한 느낌이다. 전날 산체스를 만나 150㎞가 넘는 빠른 볼을 본 타자들이 다음날 소사의 150㎞안팎의 공을 보면 빠르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염 감독도 "소사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산체스와 소사의 등판을 붙이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후반기엔 산체스-김광현-소사의 순서로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산체스와 소사가 같은 팀과 연달아 붙은 경우를 보면 소사의 피칭이 좋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소사의 첫 등판부터 산체스 등판 다음날이었다. 산체스가 6월 8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서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다음날(9일) 소사가 삼성을 상대로 첫 등판을 했는데 4이닝 동안 7안타(3홈런) 8실점으로 부진했다.
소사의 두번째 등판은 15일이었는데 이땐 좋았다. 전날 산체스가 NC를 상대로 5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소사도 다음날 6이닝 3안타 무실점의 쾌투로 첫 승을 따냈다.
소사는 21일 인천 두산전에선 산체스의 영향을 받지 않고 등판했다. 산체스가 휴식기에 들어갔기 때문. 소사는 두산을 상대로 올시즌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3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쳐 승리를 가져갔다.
다음 등판은 산체스가 돌아와서인지 소사의 피칭은 다소 좋지 않았다. 6월 26일 산체스가 잠실 LG전서 6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다음날인 27일 LG전에 나선 소사는 6이닝을 소화했지만 8안타를 맞고 4실점(3자책)을 했다.
이번 인천 롯데전도 그랬다. 2일 산체스가 롯데를 상대로 7이닝 1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친 뒤 3일 소사가 나섰지만 롯데에 5이닝 동안 8안타(2홈런) 5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아 팀이 8대5로 이기고 소사도 승리투수가 됐지만 기대한 피칭은 분명 아니었다.
소사는 올시즌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중이다. 부진했던 첫 경기를 뺀 4경기선 3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3.00으로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소사를 영입하면서 바랐던 성적과는 조금 다르다.
산체스와 소사를 떼어놓으면 소사의 성적이 더 좋아질까. 후반기에 소사의 등판 순서와 그 성적이 궁금해진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