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선발투수가 1회 선제 홈런을 얻어맞은 뒤 호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집중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LG 트윈스 좌완 이우찬이 선제 3점홈런을 내준 뒤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우찬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게임에서 6⅔이닝 동안 3안타 3실점의 역투를 펼쳐보였다.
딱 하나의 실투, 1회초에 나왔다. 이우찬은 1회 정은원과 정근우를 아웃시키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송광민과 김태균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어 제라드 호잉에게 초구 132㎞ 슬라이더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3점포를 얻어맞았다.
1회 3실점, 충격을 받을 만하고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우찬은 금세 안정을 찾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2회에는 13개의 공으로 최재훈 오선진 유장혁 등 한화 하위타선 3명을 가볍게 잠재웠다.
3회에는 1사후 정근우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송광민과 김태균을 모두 범타로 제압했다. 4회를 탈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이우찬은 5회에도 투구수 8개로 3타자를 가볍게 틀어막았다. 6회에는 1사후 송광민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김태균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아웃시킨 뒤 2루수 신민재의 1루 송구가 옆으로 빠진 틈을 타 2루까지 욕심을 낸 타자주자까지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우찬의 안정적인 피칭이 계속되자 타자들도 마침내 득점 지원에 나섰다. 한화 선발 박윤철에게 5회까지 무안타 무득점에 그쳤던 LG 타선은 6회말 5타자 연속 안타 등으로 4점을 뽑아내며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우찬에게 승리투수 요건이 갖춰진 것이다.
이어 7회초 이우찬은 선두 호잉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이성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호잉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7회 2사후 주자 없는 상황, LG는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이우찬을 문광은으로 교체했다.
이우찬의 등판은 지난달 2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이후 13일 만이었다.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우찬은 이날 복귀해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6⅔이닝을 던지며 직전 경기 부진에서 벗어났다. KIA전에서는 4⅓이닝 7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4개였고, 볼넷 3개와 탈삼진 5개를 각각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86에서 2.98로 조금 나빠졌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