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는 2019년 7월 3일을 잊어선 안 될 것 같다.
'2019 KEB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 나선 프로팀들이 하나같이 세미프로팀들에 수모를 당했다. 경남 FC가 가장 먼저 K3팀(4부) 화성 FC에 1대2로 패했고, 강원 FC가 뒤이어 내셔널리그팀(3부) 대전코레일 앞에서 0대2로 패하며 무릎 꿇었다. FA컵 최다우승팀(4회) 수원 삼성도 굴욕을 당할 뻔했다. 내셔널리그 소속 경주한수원을 만나 선제골을 넣고도 연장전에 역전을 허용했다. 연장후반 동점골을 넣으며 가까스로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골키퍼 노동건의 세 차례 선방에 힘입어 '꾸역꾸역'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FA컵 준결승은 프로팀 2팀과 세미프로팀 2팀으로 꾸려지게 됐다. 지난 2일 상주상무가 창원시청을 2대1로 꺾고 준결승에 선착했다. 8월 중 준결승 대진추첨을 통해 대진이 결정되면 9월 18일과 10월 2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결승 진출 여부를 가린다.
경남은 홈구장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화성전에서 전반 20분 만에 K리그 신인상 출신 유병수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물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던 공격수 룩이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아웃했다. 전반을 0-1로 마친 경남은 시작 5분 만에 문준호에게 추가실점했다. 이후 두 차례 페널티를 얻었으나 김승준이 하나는 성공시키고, 하나를 실축하며 결국 한 골차 패배를 당했다. 화성은 4부팀이자 김종부 경남 감독의 전 직장이기도 해서 충격이 더 컸다.
강원은 대전코레일 원정에서 1.5군을 투입했다. 조재완 정조국 김오규 김호준 등 주전급 선수 일부를 제외하고 U-20월드컵 스타 이재익을 비롯해 박창준 서명원 키요모토 등 그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선수를 대거 투입했다. FA컵도 노리면서 주말 FC 서울과의 리그 원정경기에도 대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득점을 할 수 있는 자원을 투입하지 않은 결정은 패착이었다. 경기 내내 공격을 풀어가지 못하다 후반 23분과 추가시간에 각각 이근원과 이관표에게 연속 실점하며 무너졌다.
수원은 두 팀과 달리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다. 12분만에 타가트가 바그닝요와 2대1 패스를 통해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하지만 추가골 기회를 번번이 놓쳤고, 전반 추가시간 임성택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경기는 결국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답답한 공격을 전개하던 와중에 연장전반 12분 김민규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마지막 힘을 짜냈다. 연장후반 7분 고명석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결국 120분이 지나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여기서 철저히 승부차기를 연습한 수원이 웃었다. 노동건이 상대 1, 2, 4번 키커인 김 운, 김민규, 윤태수의 슛을 모두 막아내면서 승부차기 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수원=윤진만 기자,대전=김 용 기자, 창원=박찬준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