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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구해줘2' 김영민 "성목사는 '인생캐'..무아지경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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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영민(47)이 '인생 캐릭터'인 성철우 목사를 심적 고통 속에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영민은 2001년 영화 '수취인불명'으로 데뷔한 후 2018년 tvN '나의 아저씨'를 만나기 전까지 주로 연극 무대와 스크린에서 활약했던 배우다.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2013)와 '협녀, 칼의 기억'(2015), '대립군'(2017)에서도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고, '돈키호테'(2010)와 '혈우'(2017)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무대에 올랐다. 브라운관에서는 MBC '천하일색 박정금'과 '베토벤 바이러스'(2008)로 시청자들을 처음 만난 뒤 10여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나의 아저씨'를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민은 지난해 '나의 아저씨'를 시작으로 MBC '숨바꼭질', 그리고 최근 종영한 OCN 수목드라마 '구해줘2'(서주연 극본, 이권 연출)에 이르기까지 쉼없는 연기를 펼쳐왔다. 특히 등장하는 매 작품마다 긴장감 넘치는 열연을 보여줬고, 특히 '구해줘2'에서는 선한 모습으로 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목사 성철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성철우는 처음에는 선한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인물로, 엄태구, 천호진과 함께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까지 얻었다.

김영민은 2일 스포츠조선과 만나 '구해줘2'를 마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김영민은 자신이 연기했던 성철우 목사에 대해 "사이코패스적 성향과 다중인격을 가진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몰입을 통해 '인생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까지 들은 그였기에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보통 때 웃으면서 말하면 '선해보이네' 그러셨는데 이제는 무섭다고 하시더라.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고 하고 그런다"며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봤을 때 애니메이션의 성철우는 소박하고 진중한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성호를 시켜서 살인을 하게 만든다. 나중에 살인을 하려고 할 때 잡혀가는데, 드라마다 보니 다르게 그려지겠다 싶었다. 초반은 선한 모습이 그려지는데 후반에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다들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성철우가 변하는 모습들이 보였고, 언젠가 변한다고 생각했지만, 앞 부분에 선하지만은 않은 모습을 넣으려고 했고 마음을 가지고 있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갑작스러운 변화일 수 있지만, 저 스스로는 감정을 쌓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확 바뀌었다고 느끼진 않는다"고 말했다.

양면적인 모습을 몰입도 있게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김영민은 감정적으로도 소모가 많았다고 했다.

김영민은 "이런 연기를 하면 사람들이 살짝 우울증이 오는 분들도 있다. 배역에 몰입했을 때 무아지경이 된다는 것이 흔한 경우도 아니고 너무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제 경험상에서는 무아지경으로 가면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나'가 또 같이 있더라. 살인하는 장면에서 살인을 진짜 할 수 없고 마음만 있듯이, 그런 글에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 배역을 할 때도 객관적으로 날 보는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몰입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몰입할수록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게 있다. 배역 후에 감정이 남을 때에는 오히려 이런 시간들이 중요하다. 여행을 하거나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서 연착륙하는 것도 있더라. 많은 배우들이 상담도 받는데 그런 것들도 필요할 거 같다. 또 시간이 지나서 내가 좀 마음이 우울해지거나 그런 부분도 있을 거 같다. 주변 사람들도 중요하고,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렬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마음의 유지'가 가장 어렵기도 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선악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에 에너지 소모도 컸다. 김영민은 "마음의 유지가 가장 힘들었다. 스릴러기 때문에 재미있는 이야기,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에서도 뭐가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끈끈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철우는 선하다가 악해졌는데 단순히 선과 악이 아니라 이 사람 안에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럴 때는 선이고 이럴 때는 악이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소시오패스라고 했고 저도 그런 면을 찾으려고 했다. 편집으로 선한 모습이 초반에 보여줬고 배우로서는 큰 줄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더라. 집중을 해야 했고, 마지막에 그런 다중적이고 미친 사이코패스에 소시오패스, 나쁜 말은 다 들어가는 인물인데 이 사람 안에 신에 대한 진정성도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을 컨트롤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워낙 나쁘게 그려졌던 인물이기에 최후도 좋지 못했다. 결국 불지옥에 몸을 던지고 그 속에서 숨을 거두게 된 것. 다소 충격적인 결말이라는 반응도 많았지만, 김영민은 오히려 "그렇게 정리되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마지막에 워낙 나쁘고 잔인하게 나와서 그렇게 정리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 존재가 말살이나 벌, 단죄의 문제니까 그런 것들도 좋은 결말이지 않나 싶었다. 그런 것들도 의미를 갖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엄마가 놀라셨더라. 초반에 '착하게 나오더라. 전에는 지질하더니'라고 하면서 그러다니 결국 마지막에 그러니까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려고 하는데 아들이 불타서 죽으니까 마음이 아프다'고 하신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싫더라'고 하셨다."

고생해서 촬영한 만큼 '구해줘2'의 성철우 목사는 김영민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연극에서는 '에쿠우스', '햄릿', '청춘예찬' 정도고, 영화에서는 '화이', 드라마는 '구해줘2'의 성목사와 '나의 아저씨'의 준영이다. 성철우가 인생캐인 이유는, 다중적인 면, 그동안 못 보여드린 선한 면을 보여드려서 좋았고 악한 면도 여러 인물의, 배우로서 내 안에 여러가지 악함도 선함도 있고 고정관념이 있으니 열어두고 작품을 보고 캐릭터를 연구하자는 생각이 있다. 성철우가 다양하게 인간을 해석할 수 있는 캐릭터라 어려웠고, 배우로서 고통스럽고 즐겁게 작업했다."

김영민이 출연했던 '구해줘2'는 지난달 27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3.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구해줘2'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 김영민은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