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미생(未生). 바둑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완전한 상태가 아닌 상태. 어쩌면 지금의 조규성(22·FC안양)에게 가장 잘 들어맞는 단어인지도 모른다.
1998년생, 조규성은 축구를 시작한 이후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던 기억이 많지 않다. 연령별 대표팀을 경험한 적도 없다. 안양의 18세 이하(U-18)팀인 안양공고와 광주대를 거쳐 프로에 콜업이 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프로 입문 뒤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는 외국인 선수 알렉스, 팔라시오스와 함께 '스리톱'을 구성하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데뷔 시즌 벌써 15경기를 소화하며 6골-3도움을 기록했다. 김형열 안양 감독이 "이제 막 들어온 신인이다. 올해 들어온 선수 중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데, 조금씩 경험을 쌓으면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칭찬할 정도다.
조규성을 달리게 하는 힘. 다름 아닌 '간절함'이다. 그는 "나는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다. 어느 학교 출신이냐고 물어서 '광주대'라고 하면 무시당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내가 그것을 떨쳐내고 보여주겠다는 마음이 컸다. 신인이라는 수식어를 신경쓰지 않고, 선수로서 내 장점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소속팀에서 펄펄 나는 조규성. 최근에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훈련에 소집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홈에서 열린 수원FC와의 경기에는 이민성 김은중 U-20 코치가 현장을 찾아 경기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음을 잘 알고 있었다. 조규성은 "장점은 수비수와의 몸싸움, 볼에 대한 집념, 침투다. 단점은 골문 앞에서의 침착함이 부족해서 보완해야 한다. 코치님께서 기회가 났을 때 공격수들이 해결을 해줘야 수비수들도 힘이 난다고 하셨다.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안양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조규성은 8일 열리는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 출격 대기한다. 미생에서 완생을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