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tvN 새 월화극 '60일, 지정생존자'(이하 지정생존자)가 1일 베일을 벗었다. 미국 원작 'Designated Survivor(지정생존자)'를 한국 실정에 맞게 변형시킨 드라마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많았던 상황이라 시청률도 높은 편이었다. '지정생존자'는 1일 평균 3.4%(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유료 가구 기준), 최고 4.7%를 기록했다. 남녀 2049 시청률에서는 평균 1.9%, 최고 3.0%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긴박감vs감정선
첫 회부터 미국 원작과는 차이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원작은 1회에서 국회 테러 폭파 사태 이후 톰 커크먼(키퍼 서덜랜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냈다. 당연히 전임 대통령이 등장하는 시간도 짧았고 커크먼이 대통령이 되는 상황은 굉장히 긴박감있게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판은 어떻게 박무진(지진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르는지 전사를 묘사하는데 집중했다. 전임 양진만(김갑수) 대통령의 사람들이 어떻게 박무진과 이어져 있나를 표현하고 박무진의 가족 관계를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때문에 긴박감은 원작보다 떨어졌지만 인물의 감정선과 인간관계는 더 자세히 묘사돼 이어진 스토리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도왔다.
▶국회 폭파, 손색 없었다
국회 폭파 장면은 원작이나 한국판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부분이다. 모든 장면을 CG로 묘사해야하기 때문에 CG처리 수준을 드러내는 신이기도 했다. 원작의 국회 폭파 장면은 미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리얼했다. 하지만 한국판도 못지 않았다. 보는 이들 모두가 알고 있는 국회의사당 건물의 폭파 장면을 CG처리하기 위해서는 디테일이 굉장히 중요하다. 제작진은 원작 못지않은 디테일을 자랑하는 폭파신을 등장시키며 시청자들의 믿음을 샀다.
▶원작과 가장 큰차이, 스토리
원작과 가장 큰 차이는 역시 60일간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곧장 대통력직을 이어받지만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헌법 71조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하는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는 조항으로 인해 다음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전 60일동안 권한대행이 직무를 수행한다.
또 다른 차이점은 야당의원들이 대부분 살아있다는 것이다. 원작에서는 커크먼 장관과 함께 하원 지정생존자인 킴블 훅스트라튼(버지니아 매드슨)만 살아남았다. 하지만 한국판에서는 야당의원들이 대부분 양진만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면서 야당의원들이 대부분 살아남아 박무진 대통령 권한대행을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판 '지정생존자'는 놀랍도록 현실과 비슷한 상황 설정이 눈길을 끌었다. 양진만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북한과의 평화협정과 종전선언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사망했다. 현실에서도 남북미 지도자들의 깜짝 만남이 성사되며 해빙무드가 진행되고 있다. 제작진이 현재의 상황을 예견하고 이야기를 전개시킨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픽션"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극중 상황이 현실과 비슷하게 흘러가면서 '지정생존자'의 흥미 요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