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송새벽(40)이 "연이은 다크캐릭터 연기가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추적 스릴러 영화 '진범'(고정욱 감독, 곰픽쳐스 제작)에서 아내를 잃고, 사건의 진실을 쫓는 영훈을 연기한 송새벽. 그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진범'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진범'은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네 사람의 상반된 주장과 그 속에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스릴러다. 서로 협력할 수 없는 관계인 피해자와 용의자의 가족이 각기 다른 목적과 의심을 품은 채 공조한다는 색다른 설정을 바탕으로 유려하고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그려낸 작품으로 올여름 스크린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특히 '진범'은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로 정평이 난 송새벽이 가세해 인생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09)로 데뷔해 '방자전'(10, 김대우 감독) '위험한 상견례'(11, 김진영 감독) '도희야'(14, 정주리 감독) '7년의 밤'(18, 추창민 감독) 등을 통해 메소드 연기를 펼친 송새벽은 '진범'에서 사건 직후 삶에 의욕을 잃고 나약해진 모습부터 주체할 수 없는 분노, 진실을 찾기 위해 다시 현실을 마주하는 이성적인 태도까지 다채롭게 변화하는 감정의 결을 스크린에 펼쳤다.
날카롭고 예민하지만 진실을 향해 강단 있게 달려가는 주인공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7kg 감량한 송새벽은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날 송새벽은 "내 작품이지만 솔직하게 좋았다. 영화의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 섬세하게 담긴 것 같아 좋았다. 찍은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기 그렇지만 만족한 작품이다"고 웃었다.
그는 "처음 '진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무슨 이런 대본이 다 있지?' 싶었다. 연극적이었다. 희곡 한 편을 보는 기분이었다. 사건의 템포감이 스피드하게 가는 구성이 너무 인상 깊었다. 물론 이 작품을 하게되면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다. 이야기 자체도 옆집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였는데 그런 부분이 사실적으로 펼쳐진게 좋았다. 마치 남의 일기장을 훔쳐본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들이 공감됐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7년의 밤'에 이어 OCN 드라마 '빙의', 그리고 '진범'까지 연달아 날선 감정의 다크 캐릭터를 소화한 것에 대해 "일부러 그런 캐릭터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이 항상 그렇게 들어온다. 내가 이런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을 한들 원하는대로 되지도 않는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송새벽은 "예전에는 주로 코믹한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연극할 때는 다양한 역할을 했던 것 같은데 영화를 하면서는 주로 코믹한 역할을 많이 해 점점 다른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생기더라. 의도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지만 다른 캐릭터를 도전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요즘에는 다른 캐릭터 역할도 가끔 받긴 하는데 그래서 요즘 연기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매번 비슷한 캐릭터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있었지만 내가 꼭 뜻한대로 되지 않더라. 요즘은 대본이 왔을 때 원하는 시나리오라면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보다 작품을 보고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송새벽, 유선, 장혁진, 오민석, 한수연 등이 가세했고 고정욱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