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연습은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 전 만난 최경돈 창원시청 감독은 당당했다. K리그1(1부리그),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상주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창원시청은 16강에서 K리그2(2부리그)의 안양을 2대1로 제압하고 창단 첫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 감독은 "돌풍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허풍일수도 있지만 당연하 결과라고 본다"며 "다음 라운드까지 바라보고 있다. 선수들이 긍정적이고 간절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운도 좀 따르고 있고,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창원시청은 6월 내셔널선수권대회를 마친 후 FA컵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 감독은 "리그를 치르면서 환자가 많았는데 이 선수들을 배제하면서 준비했다"며 "양쪽 측면을 활용한 카운터 어택으로 상주 수비를 공략하고 한다"고 했다. 이어 "승부차기 연습은 하지 않았다. 연장까지 가면 어렵다"며 "상위 레벨의 팀과 경기를 하는만큼 같은 리그 팀과 대결보다는 간절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손해볼 것은 없다"고 했다.
반면 상주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7월 한달간, 일곱 경기를 치러야 하는만큼,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신병 위주로 그간 뛰지 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신병들과 함께 발을 맞춘 적이 없다. 테스트를 겸해서 경기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리그에서 뛰지 않았던 선수들이 나서기 때문에 동기부여는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 해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뛸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토너먼트인만큼 이변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상대도 분명 해볼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8강에 오른 것은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토너먼트는 모른다"고 했다.
창원시청은 패기있게 맞섰지만 역시 프로의 벽은 높았다. 창원시청은 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상주와의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8강에서 진성욱과 신창무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대2로 패했다. 창원시청은 아름다운 도전을 마무리했고, 상주는 2014년 이후 5년만에 4강에 올랐다.
경기는 시종 상주의 공세 속에 진행됐다. 심동운 진성욱 이민기가 연신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창원시청은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 들어 김경중 장호익 등을 투입하며 화력을 높인 상주의 공격을 끝까지 막지는 못했다.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상훈의 헤딩 패스를 진성욱이 센스 있는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창원시청은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동점골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41분 신창무에게 페널티킥 골까지 내줬다. 창원시청은 추가시간 정기운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한 골을 만회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