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5년만에 적으로 만난 '4년 친정팀' 동료들, 부담스러웠을까.
SK 와이번스 교체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다소 고전했다. 소사는 2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8안타를 얻어맞고 4실점(3자책점)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따낸 소사는 자신이 4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타자들을 상대로 초반 난타를 당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에는 성공했지만, 3연승을 이어가는데는 실패.
소사는 KBO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 7안타 8실점의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15일 NC 다이노스전, 21일 두산 베어스전서 각각 6이닝 무실점, 7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금세 안정을 찾으며 우여곡절 끝에 자신을 영입한 SK 구단의 기대치를 채웠다.
이날 LG전을 앞두고 SK 염경엽 감독은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다. 첫 경기에서는 자신의 구종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내 공을 어떻게 던지는 게 효과적인지가 나오면서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면서 "전력분석 파트나 배터리 코치와의 대화에서 분석 내용에 대해 잘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LG전은 자신의 복귀 후 첫 원정경기였다. 물론 잠실에서는 통산 83경기를 던져 안방처럼 느껴졌을 터. 소사는 1회 등판에 앞서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를 건넸다. 팬들 역시 박수로 화답했다.
하지만 1~3회, 4~6회 피칭 내용이 무척 대조적이었다. 지난해까지 4년간 함께 호흡한 LG 타선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고 해야 할까. 소사가 정규시즌서 LG를 적으로 상대한 것은 히어로즈 시절인 2014년 10월 4일 잠실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경기 전 소사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TV로 하이라이트를 보니 그대로더라. 그 실력 어디 안 갔더라"고 했다. 공략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미. 그러나 LG 타자들은 초반 적극적인 스윙으로 소사의 포크볼을 공략했다.
1회말 1사후 정주현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소사는 이형종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주자를 살려보냈다. 김현수에게 136㎞ 포크볼을 던지다 우전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한 소사는 채은성을 삼진으로 잡은 뒤 토미 조셉에게 또다시 포크볼을 구사하다 좌측 적시타를 얻어맞아 2실점째를 기록했다.
1-2로 뒤진 2회에도 실점을 했다. 1사후 구본혁의 좌전안타, 이천웅의 볼넷에 이어 정주현에게 던진 136㎞ 포크볼이 좌전안타로 연결되면서 주자 1명이 홈을 밟아 1-3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4-3으로 앞선 3회 역시 연속 안타가 이어졌다. 선두 채은성과 조셉에게 각각 좌전안타, 우중간안타를 맞고 1,3루에 몰린 소사는 1사후 유강남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4-4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4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8개의 공을 던져 4회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소사는 5회 1사후 채은성이 3루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조셉과 오지환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소사는 선두 유강남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3타자를 잇달아 잡고 이닝을 마쳤다.
일단 소사는 선발로 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소사로부터 목표치 이상인 4점을 뽑아낸 LG는 4-4 동점이던 7회말 연속 4안타로 2점을 뽑아 리드를 잡은 뒤 마무리 고우석의 깔끔한 마무리로 4연패를 끊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