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슈퍼매치', 아직은 '레드'다.
FC 서울이 또 웃었다. 16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K리그1 16라운드)에서 오스마르와 페시치의 멀티골로 4대2 승리했다. 지난 5월 5일 첫 번째 슈퍼매치에서 박주영의 극적인 페널티 골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서울은 2015년 6월부터 시작된 슈퍼매치(리그 기준) 무패경기를 15경기(8승 7무)로 늘렸다. 수비수로 출전한 오스마르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 일등공신으로 거듭났고, '제2의 데얀' 페시치는 데얀이 지켜보는 앞에서 결승골을 폭발했다.
성남 FC(3대1) 경남 FC(2대1)전을 포함 리그 3연승을 내달린 서울은 10승 4무 2패 승점 34점으로 1~2위인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이상 36점)과의 승점차를 2점으로 유지했다. 지난해 서울 지휘봉을 다시 잡은 최용수 감독은 K리그 통산 150번째 승리를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기록했다.
두 팀은 최상의 베스트를 내보냈다. 홈팀 서울 최용수 감독은 최근 컨디션 좋은 페시치 박주영 투 톱을 배치하고 고요한 알리바예프 정현철로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오스마르 김원식 황현수가 스리백을 맡았고, 고광민과 윤종규가 양 측면을 담당했다. 골문은 유상훈 몫.
수원도 주전급이 총출동했다. 2022년 월드컵 예선을 위해 유럽에 다녀온 사리치와 한국 대표로 친선경기에 참가한 홍 철 모두 선발 출전했다. 데얀과 한 의권이 최전방에 위치했고, 염기훈 최성근이 사리치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지난 5월 첫 슈퍼매치에서 한 개의 페널티를 막고 한 개를 허용했던 노동건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초반 서울이 주도권을 잡았다. 7분만에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다. 좌측 크로스가 수원 수비수 고명석 머리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윤종규가 노마크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로 살짝 떴다. 9분 데얀의 30~40m 단독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슛도 골문을 벗어났다.
다시 수원 진영에서 기회를 엿본 서울이 선제골을 낚았다. 상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박주영이 지나쳐 간 뒤 오스마르가 골문 좌측 상단을 향한 왼발 직접 프리킥으로 시원스레 골망을 갈랐다. 오스마르의 슈퍼매치 데뷔골.
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의권이 '슈퍼매치 데뷔골'로 응수했다. 15분 고명석, 홍철, 데얀을 거친 공이 좌측의 사리치에게 연결됐다. 사리치가 지체하지 않고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로 강하게 왼발 땅볼 크로스를 찔렀다. 이를 한의권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으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6분 수원은 역습 상황에서 역전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박스 안 오른쪽 대각선 지점에서 한의권이 찬 공은 발에 빗맞고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이임생 감독은 기술지역에서 크게 아쉬워했다. 정현철(서울, 39분) 데얀(수원, 40분)의 슈팅도 골문을 열기엔 부족했다. 전반은 그대로 1-1로 끝났다.
수원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수를 교체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최성근을 빼고 공격수 타가트를 투입했다. 부상 여파 때문에 카드 한 장을 꺼내든 것이지만, 같은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수를 넣으면서 더욱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바뀌었다. 후반 2분 상대 박스까지 날아온 골킥을 타가트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우측으로 살짝 벗어났다. 4분 데얀의 슛은 왼쪽 골대를 때렸다. 수원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옆그물을 때리는 고요한의 중거리 슛을 시작으로 서울이 반전을 만들었다. 결국 알리바예프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고요한의 공간 패스를 건네받은 페시치가 후반 16분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수원은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33분과 36분 오스마르와 페시치에게 각각 한 골씩 더 내줬다. 후반 추가시간 타가트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