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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허술vs흥미 '아스달 연대기'는 540억원의 '가치'를 증명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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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분명히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돈값'을 제대로 했느냐고 묻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년의 공을 들인 대작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김영현 박상연 극본, 김원석 연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회당 30억, 18회 기준 총합 540억원이라는 역대급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인데다가 장동건, 송중기, 김지원, 김옥빈은 물론이고 추자현과 김의성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기 때문에 '기대작'으로 손꼽히기에도 충분했다. 또한 작품의 시작이 '뿌리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 등을 집필했던 김영현, 박상연 작가이니 기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시작 전까지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으나, 방송 후에는 엇갈린 반응들이 이어졌다. 다소 난해했고 어려웠고, 수백억대의 제작비를 들인 것에 비해 소품과 CG(컴퓨터 그래픽)의 수준이 떨어졌단 얘기다. 그에 반해 "지금까지 이런 방대한 작품은 없었다"는 긍정적인 평도 있다.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상고시대를 드라마로 옮겼다는 시도를 높게 산 평이다.

'아스달 연대기'는 스튜디오드래곤과 KPJ가 합작으로 만든 작품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540억원이라는 역대급 제작비를 들였기에 CG와 소품 등에도 특별히 힘을 쏟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평가는 '돈 값을 못했다'는 것에 쏠렸다. 많은 양의 CG화면이 투입됐으나 드넓은 평야와 대흑벽 등을 표현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1회의 늑대나 2회의 새 등을 CG로 표현해냈지만, 과거 우스운 CG로 시청자들의 실소를 불렀던 tvN '계룡선녀전'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실망 포인트였다. 한 마디로 투입된 제작비에 비해 수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단 것이다.

'아스달 연대기' 촬영에 참여했던 스태프들이 4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노조 등을 통해 제작사의 근로기준법을 폭로하며 최장 주 151시간 노동을 주장했던 상황에서 수백억대의 제작비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으니,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더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것. 스태프를 '혹사' 시키면서까지 쌓았던 그 제작비는 '어디에 쓰였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만든 대목이다.

게다가 전개에서도 난해하다는 평을 피할 수 없었다. 1회와 2회가 담은 160분의 시간 동안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대서사를 함축해야 했고, 여기에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상고시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이 때문인지 '아스달 연대기'는 80분의 방송시간에 더해 설명을 담은 쿠키영상을 덧붙이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했다. 첫 회에서는 뇌안탈과 이그트라는 종족에 대한 설명과 지도를 붙였고, 2회에서는 '아스달 연대기' 세계관 속 신에 해당하는 아라문 해슬라에 대한 설명을 붙여 시청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그러나 설명을 듣고 공부까지 해야만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아스달 연대기'가 시청자들에게 매력어필을 하기는 힘들어보인다.

문제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가 '왕좌의 게임'을 따라한 것 같다고 주장하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있다. 인물 설정과 의상, 그리고 배경 등에서 '왕좌의 게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들의 의견이 이어지지만,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박상연 작가는 "'왕좌의 게임'은 인류가 모닥불에서 춤추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에 있는 드라마다. 비교되거나 표방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유사성에 대한 선을 그었다.

다소 아쉬움이 이어진 '아스달 연대기'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은 '2회'를 약속의 회차로 잡았다. 일단 믿고 1회와 2회까지를 감상한다면 3회부터는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임을 확언한 것. 김원석 PD는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기대를 낮추시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했다는 것만으로 칭찬을 받거나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 이런 드라마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많은 스태프들이 만들었으니 응원하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겠고 1, 2회는 봐주시고 어떻다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PD뿐만 아니라 박작가와 장동건도 "2회까지"를 강조했다.

실제로 2회 말미에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확실하게 높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와한족 사이에서 자라났던 이그트(뇌안탈과 사람의 혼혈) 은섬(송중기)이 전설의 신인 아라문 해슬라라는 증거가 그려진 것. 또한 와한족을 습격한 전략가 타곤(장동건)과 은섬의 대결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고돼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국가를 만들어낼 것임을 예고하고 움직인 타곤과, 그에 맞서는 은섬의 구도가 '아스달 연대기'의 주된 구도. 박 작가는 "사실상 이 네분(타곤, 은섬, 탄야, 태알하)이 극 속에서 싸우는 얘기"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지금까지 그려졌던 어려운 배경 후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 셈.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이해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첫 방송 시청률은 6.7%, 2회 시청률은 7.3%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이와 동시에 흥행을 기대했던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역시 전 거래일보다 7.18%(5300원) 하락하며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 '아스달 연대기'가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