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5월 중순이 되자 제이콥 터너(28)는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에서 바라던 모습으로 변신했다. '에이스' 양현종(31)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터너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세 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2실점,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2~3승을 챙긴 뒤 29일 한화전에서 KBO리그 입서 이후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첫 완투승을 달성했다. 9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1실점으로 막아냈다.
터너는 올 시즌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기대감이 높았다. 2009년 메이저리그(ML) 최고 유망주였다. ML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지명됐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도움으로 고교 투수 역대 계약금 최고액인 470만달러(약 56억원)의 거액을 받았다. 당시 25순위 지명된 현역 최고 메이저리거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보다 훨씬 앞에 뽑혔다.
그런 그가 올 시즌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일본야구를 경험한 조 윌랜드와 달리 터너는 아시아 야구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당연한 과정이라고 여겨졌지만 5월 초까지 부진이 길어지자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5월 중순이 되자 소위 '다른 사람'이 됐다. 팀에 기여도가 떨어졌을 때는 웃음을 잃었다. 예민함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잘 풀리자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29일 완투승을 한 뒤 30일 경기 전 여유롭게 더그아웃에 앉아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초지일관 밝은 표정을 띄며 구단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다면 터너 상승세의 비결은 무엇일까. 시즌 초반부터 터너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포수 한승택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한승택은 터너의 달라진 직구 무게감을 상승세 비결로 꼽았다. 한승택은 "결과가 안 좋았을 때보다 직구에 힘이 붙었다. 공을 받아보면 무게감이 달라졌다. 이젠 상대 타자들이 직구를 공략하지 못하다 보니 변화구도 잘 통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터너는 코너워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한 가운데로 던져도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높이 조절이 중요했는데 제구력도 향상되면서 유리하게 카운트 싸움을 펼치고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