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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300만 관중 돌파' KBO리그, 과연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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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13시즌 연속 300만 관중 돌파의 성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4시즌 연속 8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하는 KBO리그가 29일 3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했다. 이날까지 총 307만559명의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KBO리그의 800만 관중 돌파 구상도 겉으론 순조롭게 이뤄지는 모양새.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처지다. 시즌 초부터 지적됐던 관중 하락세와 흥미 반감 뿐만 아니라 끊이지 않는 돌발 악재 속에 KBO리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NC-삼성만 늘어난 관중, 한화마저 하락 반전

29일까지 전년 대비 평균 관중수가 늘어난 팀은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단 두 팀 뿐이다. 지난해 평균 6800명 동원에 그쳤던 NC는 154%가 증가한 1만1195명, 삼성은 2018년(9779명)에 비해 9%가 늘어난 1만483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NC는 올 시즌 개장한 창원NC파크 효과와 호성적으로 만들어진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습. 삼성은 하위권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에서 관중 증가 효과를 어느 정도 보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약진했던 한화 이글스의 하락 반전이다. 지난해 평균 9593명을 불러 모았던 한화는 최근 평균 9395명으로 관중수가 2% 하락했다. 숫자의 차이가 크진 않지만,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선전을 거듭하면서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 최근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반전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는 KIA 타이거즈 역시 관중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KIA는 평균 관중 숫자가 전년 대비 32% 하락한 1만396명까지 줄어들면서 '1만 관중'까지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속화된 하향평준화, 떨어지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 오명

관중수 하락은 결국 '핵심 상품'인 경기의 질과 연관 지어질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올 시즌 경기질 및 국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공인구 반발 계수를 조정했고,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이를 통해 일명 '슈팅 야구'로 불리던 홈런 퍼레이드가 줄어들었고, 팽팽한 승부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럼에도 전체적인 질이 더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인 실책이 단적인 예. 지난해와 같은 팀당 평균 5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의 실책 개수(33개)가 35개로 오히려 늘어났다. 총 실책이 40개를 넘긴 팀도 절반에 가까운 4팀이다. 실제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더해지면 나머지 팀들의 수준도 마찬가지라는게 대부분의 평가. 결국 올해도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와 KBO리그 간 선수 몸값 대비 실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다시 얼어붙는 팬심

잊을만 하면 이어지는 사건사고 역시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다. 지난달 25일엔 강승호가 음주운전 사고로 SK 와이번스에서 임의탈퇴공시 처분을 받았다. 지난 2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는 이튿날 음주사고를 낸 사실이 밝혀졌고, 곧바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SK와 삼성 모두 사건 사실을 KBO에 알리고, 재빠르게 대응했으나 실망한 팬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각 구단이 야구장 바깥에서 일어나는 선수들의 사생활까지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수 스스로 '공인'이라는 경각심을 갖고 타의 모범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매 시즌마다 강조됐던 부분. 그러나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사고 속에서 팬들의 피로감과 인내심은 한계치까지 간 지 오래다. 사건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이어지고 있는 KBO, 구단 차원의 징계를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800만 관중 시대에 걸맞는 KBO리그를 만들 수 있는 방안에 대해 KBO와 구단, 선수들 모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