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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이셔널, '꿈의 무대' 챔스 결승에서 꿈을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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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리버풀과의 일전을 앞두고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꿈의 무대'라고 불렀다.

'UCL 파이널'은 명실상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다. 200개국 이상에서 3억명 이상이 결승전을 보기 위해 TV 앞에 모여든다. 스포츠의 나라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슈퍼볼'을 빗대 '월드 슈퍼볼'이라고 부른다. 조세 무리뉴 전 맨유 감독은 "챔피언스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스포츠 대회다. FIFA 월드컵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팀 경기보다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를 영입할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당연히 UCL 마지막 무대는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다. 이 한 경기를 통해 '스타'를 넘어 '레전드'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박지성(38·전 맨유)의 커리어가 특별한 건 UCL 결승전을 직접 누비고, 우승을 경험해서다. 8년의 기다림 끝에 한국인 선수 2호로 UCL 결승에 나서게 된 손흥민은 "박지성이 결승에서 뛰는 모습을 보며 꿈을 키웠다"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라고 내달 2일 새벽 4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를 누비는 순간을 고대했다.

손흥민은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리버풀이 쉬운 상대는 아니다.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 단 1승에 그쳤다. 두 시즌 연속 UCL 결승에 오른 선수들의 결승전 경험, 마지막까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펼친 집중력, 반 다이크와 알리송이 세워놓은 수비벽, 각 포지션 선수들의 수준, 감독의 경험과 지략 등 약점을 찾기 어렵다. 미국 통계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리버풀의 우승확률을 72%로 산정했다.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게임-체인저'로서 빠른 공간 침투와 기습 슈팅 등이 가능한 손흥민의 활약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질 순 있다. 손흥민은 리버풀과의 리그 경쟁 끝에 우승을 차지한 맨시티를 UCL 8강에서 무너뜨린 주인공이다. 홈과 원정에서 도합 3골을 몰아쳤다. 역습에 최적화된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보여줬듯이 강팀과 경기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영표 SPOTV 특별 해설위원은 "움직임이 좋고, 슈팅이 좋은 손흥민은 위협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리버풀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지만, 유독 '기적'이 자주 연출된 시즌인 만큼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준결승에서 리버풀과 토트넘은 각각 바르셀로나와 아약스를 상대로 다시 나오긴 힘들 대역전극을 펼쳤다. 경기를 앞둔 토트넘에는 희소식도 전해졌다. 핵심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정상 훈련에 참여하면서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현지에서 케인의 선발 출전 여부와 그에 따라 '희생'될 선수에 관한 기사가 최근 쏟아질 정도로 '케인 임팩트'는 상당하다. 거구 수비수 반 다이크를 괴롭힐 수 있고, 강력한 슈팅 능력을 지닌 만큼 리버풀에는 큰 위협이 된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이 올해의 선수로 손흥민을 선정하고, 주요 언론이 경기 포스터에 토트넘 간판선수로 세울 정도로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박지성처럼 빅이어(UCL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그 또한 역사가 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