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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인터뷰]KT 배제성 "이젠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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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로하스가 얼마나 많은 공을 잡아줬는데요. 원망 1도 안합니다."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하고서도 패전투수가 됐는데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KT 위즈의 우완 투수 배제성(23)은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라고 했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2015년 롯데 자이언츠에 2차 9라운드 88순위로 입단한 배제성은 2017년 오태곤과 함께 2대2 트레이드로 KT에 둥지를 틀었다. 공이 빠른 유망주였지만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다.

새롭게 KT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의 눈에도 배제성이 들어왔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배제성은 선발 후보로 집중 조련을 받았다. 시즌 초반 기회도 있었다. 알칸타라가 부상으로 등판이 늦어지면서 대체 선발로 나갔고, 이대은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도 나갔다. 하지만 두차례 등판의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다. 3월 28일 NC 다이노스전서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4월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3이닝 4실점으로 패전.

그랬던 그가 최근 이대은의 부상으로 다시 얻은 선발 기회에서 깜짝 놀랄만큼의 호투를 선보였다.

지난 22일 두산 베어스전서 5이닝 4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더니 28일 SK 와이번스전에선 7이닝 4안타 1볼넷 1실점을 올렸다.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 SK의 앙헬 산체스와 맞붙어 얻은 결과라 더 의미가 컸다.

이 감독과 배제성은 이유로 자신감을 꼽았다. 이 감독은 "배제성은 기본적으로 투수가 갖춰야할 것이 다 갖춰져 있는 투수다"라면서 "다만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없다보니 볼넷이 많아지고 안타를 맞았다. 이젠 자기 공을 믿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배제성도 "멘탈이 중요한 것 같다. 예전엔 볼넷을 주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던졌다면 지금은 내 공을 던지면 볼넷 안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고 했다.

터닝 포인트가 된 경기는 5월 5일 한화와의 원정경기. 당시 2-6으로 뒤진 4회말부터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배제성은 8회말까지 5이닝을 2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팀은 4대6으로 패했지만 배제성의 호투에 팀 분위기는 오히려 좋아졌다고. 배제성은 "어린이날 한화전에서 멘탈적으로 정리가 됐다"라고 했다.

새롭게 장착한 체인지업이 기술적 향상을 가져왔다. 지난해까지 직구, 슬라이더, 커브의 조합으로 던졌던 배제성은 올해 체인지업을 장착해 확실하게 효과를 보고 있다. "마무리 훈련 때부터 체인지업을 정말 많이 연습했지만 실전에서 쓰는 것을 망설였는데 올해 첫 선발 경기서 장성우 선배가 체인지업을 많이 써보자고 하셔서 던졌는데 효과가 있더라"는 배제성은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타자와의 타이밍이 맞지 않더라. 그때부터 자신있게 쓰고 있다"고 했다.

2경기 모두 잘던졌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두산전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SK전에선 7회말 중견수 로하스가 공을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아쉽게 1점을 줘 0대1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배제성은 로하스의 플레이에 대해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 대한 고마움을 말했다. "절대 원망안했다. 그동안 로하스가 잡아준게 얼마나 많은데…"라며 "2017년 첫 선발로 나왔을 때 로하스가 홈런성 타구 2개를 잡아준 적이 있다. 그땐 정말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게 너무 어려웠는데 정말 고마웠다. 이번에 놓친 것도 잡으려고 최선을 다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신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더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것. 배제성은 "두산전에 5이닝을 던졌는데 공이 80개가 넘었다.(86개) 실점을 하더라도 이닝수가 많아야겠다고 생각해 SK전에는 공격적으로 던졌다"며 "유인구를 던질 때도 타자의 방망이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던지려고 했다"고 했다. 그 결과 7이닝을 소화하는데 88개만 필요했다.

배제성은 6월 2일 수원 두산전에 선발등판한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린드블럼과 또한번의 맞대결이다. "언제 내가 린드블럼과 맞대결을 하겠나"라며 "승리투수가 안되더라도 우리 팀이 이기면 좋겠다. 우리 타자들이 잘 칠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프로데뷔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는 않았다. "아직 첫 승이 없는데 첫 승을 하면 정말 기쁘지 않을까. 부모님도 기뻐하실 것 같다"고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