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파죽의 7연승을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에는 아직 불안요소가 남아있다. 그 중 하나가 '4~5선발 안정화'다.
KIA는 올 시즌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4선발에 임기영(26), 5선발 루키 김기훈(19)을 장착했다. '에이스' 양현종부터 2선발 제이콥 터너, 3선발 조 윌랜드까지 정통파 투구이기 때문에 로테이션의 다양성을 추가하기 위해 사이드암 임기영을 4선발로 낙점했다. 임기영은 스프링캠프 내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드래프트 1차 지명을 통해 올해 KIA 유니폼을 입은 김기훈은 '파이어볼러' 한승혁(26)이 오른쪽 내전근(허벅지 안쪽) 부상으로 중도하차하면서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육성시킨 투수다. 좌완이기 때문에 로테이션 다양성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변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임기영은 3월 2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첫 등판한 뒤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왼쪽 늑간근 부상을 했다. 재활을 거친 임기영은 지난달 30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구원등판을 시작으로 3일 삼성전부터는 꾸준하게 2군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2군에서 임기영의 피칭을 보고 올라왔다.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곧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더라. 위력적인 볼을 던지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지만 제구가 잡히자 자신의 볼을 던져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복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6일 KT 위즈전에선 "임기영을 올리까 했지만 한 번 더 2군에서 선발로 등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기영은 이번 달 말 선발등판 기회를 잡고 1군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훈은 2군 수업이 길어질 전망이다. 박 감독대행은 김기훈의 1군 조기 복귀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박 대행은 "기훈이는 당분간 2군에서 안 올라온다. 쓸 생각이 없다"며 단호하게 얘기했다. 지난 13일 2군으로 다시 내려간 김기훈은 올 시즌 8경기(선발 6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14를 기록했다. 29이닝 동안 피안타율 2할1푼4리로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지만, 볼넷을 무려 27개를 허용하며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스스로 무너진 셈. 실투율도 높아 홈런을 5개나 허용했다. 박 대행은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면서 제구력을 잡아야 한다. 구위는 좋지만 제구가 안돼 1군에서 쓸 수는 없다. 밸런스를 잡아가면서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KIA 4~5선발은 건강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홍건희(27) 황인준(28) 강이준(21) 차명진(24)이 임기영과 김기훈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홍건희는 이번 시즌 7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6.38을 기록 중이다.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고, 최근 2경기 연속 5이닝을 채웠다. 1~3회까진 잘 던지다 4~5회 위기를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하는 불안감이 있긴 하다. 강이준도 7일 두산 베어스전과 18일 한화전에 두 차례 선발등판했다. 3⅓이닝에서 4⅓이닝으로 이닝을 늘린 건 고무적이지만 실점이 2점에서 4점으로 늘어났다. 그래도 묵직한 직구를 바탕으로 변화구 제구만 잡는다면 충분히 1군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할 가능성을 보였다. 2014년 드래프트 1차 지명 이후 5년 만에 첫 1군에 데뷔한 차명진도 선발 로테이션을 노리고 있다. 차명진은 24일 KT를 상대로 선발등판해 4⅓이닝 동안 6안타 3실점했다. 그래도 다시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KIA에 4~5선발만 안정되면 5강 싸움은 해볼만 한 목표일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