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수습기자] 밴드 잔나비가 출연 예정이었던 라디오 일정을 재조율하고, 축제 라인업에서 사라지는 등 연이어 불거진 논란의 후폭풍을 겪고 있다.
27일 한 매체는 잔나비가 28일 방송되는 KBS 쿨FM '이수지의 가요광장'과 29일 방송되는 SBS 파워FM '정소민의 영스트리트' 출연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KBS 측은 "제작진과 일정을 재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잔나비의 출연 취소는 라디오 뿐만이 아니다. 잔나비의 출연이 예정됐던 숙명여자대학교는 축제 라인업에서 잔나비를 지웠다.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 측은 "2019년 청파제는 '청파 FOR;REST'라는 콘셉트로 숙명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시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이렇게 진행될 청파제에 학교폭력 가해자가 소속됐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는 사실이 많은 숙명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으며, 축제의 목적이 퇴색될 우려가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출연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매체에 따르면 잔나비는 28일 방송되는 SBS 예능프로그램 '본격 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 통편집될 전망이다. 이 매체는 잔나비가 앞서 공식 사이트를 통해 '한밤' 출연 계획을 밝혔으나, 유영현의 논란으로 사전 촬영 분량을 방송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밤' 측은 잔나비를 둘러싼 최근 논란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SBS 관계자는 이 매체에 "잔나비 관련 소식이 28일 '한밤'에서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 논란과 관련한 정보를 뉴스 형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데뷔 5년 만에 신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로 첫 전성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하던 잔나비의 연이은 출연 취소는 유영현의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영현이 학교 폭력 가해자 임을 폭로하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됐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밝힌 B씨는 "잔나비 멤버에게 11년 전 괴롭힘을 당했다.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치는 것은 기본이었다"며 이 멤버의 괴롭힘으로 결국 전학을 가고, 정신치료까지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잔나비 소속사 페포니뮤직 측은 24일 "유영현은 현재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향후 활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유영현은 잔나비에서 자진 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유영현의 팀 탈퇴 소식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잔나비의 리더이자 보컬 최정훈은 아버지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3천만 원이 넘는 향응과 접대를 한 혐의를 받았으며, 최정훈과 최정훈의 형이 회사 경영에도 참여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소속사 측은 "보도에 거론된 두 아들은 아버지의 사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관련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하며 강경대응을 시사했고, 최정훈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명 글을 올리며 결백을 주장했다. 잔나비는 4인조로 재편된 지 하루 만인 25일 경주시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한수원 아트페스티벌 2019'에 참석했고, 최정훈은 공연 중 눈물을 쏟았다.
다만, 오는 1일~2일 양일간 자라섬에서 열리는 레인보우 페스티벌 측은 잔나비가 예정대로 공연에 오를 것이라 밝혔다. 레인보우 페스티벌 측은 27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 주최사는 레인보우 페스티벌 2019 라인업에 잔나비 4인의 출연이 차질 없이 진행됨을 알려 드린다"며 "이번 사건 발생 후 저희 측으로 주신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다방면으로 검토하였고 고심 끝에 잔나비의 출연을 확정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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