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이혼 소장을 보내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 예상하지 못 한 채 이혼 소장을 받았다면 배신감으로 눈앞이 캄캄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배우자가 이혼을 원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이혼 소장을 받았다면 해야 할 일이 생긴다. 이혼 소장을 받은 뒤 30일 안에 '답변서'를 써서 내야 한다. 이혼 소송은 이혼을 원하는 쪽(원고)이 법원에 낸 소장을 피고가 받으면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답변서를 쓰지 않으면 법원은 원고의 소장을 근거로 이혼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소장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꼭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답변서를 낸 뒤에 추가로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새로운 주장을 담은 서면을 제출할 수 있는데 이를 준비서면이라고 한다.
부산 지역 이혼 전문 신상효 변호사(신상효법률사무소)는 "소송에서 무대응은 패소와 같은 말"이라고 설명한다. 배우자와 달리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소장을 무시했다가 덜컥 이혼이 이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장을 받으면 우선 내용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원고가 소송의 결과로 바라는 내용이 담긴 '청구취지'를 꼼꼼히 읽어보고 이혼만 원하는지 위자료나 재산분할 청구를 하는지, 자녀 친권과 양육권, 양육비 문제를 어떻게 청구하는지 파악한다.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답변서에 원고의 주장이 사실과 어떻게 다른지, 왜 이혼이 부당한지를 상세히 적는다. 유리한 증거가 있다면 함께 제출한다. 답변서는 법정에서 읽히는 문서인만큼 배우자를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표현이나 대응 방식은 삼간다.
답변서를 낸 뒤에는 조정기일이나 재판기일에 빠지지 말고 참석한다.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상대가 법정에서 새로운 주장을 하거나 증거를 내더라도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또한 판사에게도 재판에 불성실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부득이하게 참석이 어렵다면 미리 사유를 밝히고 연기신청서를 제출한다. 답변서 제출과 재판 참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배우자가 원하는 대로 이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신상효 변호사는 "이혼 소송을 흔히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이라고 하지만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야 하는 만큼 법원이 어떨 때 이혼 판결을 내릴지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법정에서 말이나 태도를 통해 앞으로 결혼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 좋다.